LOVE IS ALL

선호탄
Sun Hotan
2021. 11. 12. - 12. 23.

레이블 갤러리는 선호탄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선호탄 작가는 콜라주 아티스트다. 작가의 콜라주는 단순히 이미지와 이미지의 결합으로 굳어진 현대 미술의 표현방식보다는 ‘파피에 콜레: 풀로 붙이다.’라는 어원에서 출발했던 20세기초 입체파의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콜라주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한다. 헝겊, 벽지, 악보 같은 인쇄물들을 풀로 붙여 입체감을 극대화했던 방식이 처음으로 등장한 콜라주의 특징이듯, 작가의 작업들 역시 오브제들이 겹쳐지고 겹쳐졌을 때 시너지를 발현되는 점이 그 궤를 같이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영수증, 테이프, 신문지 같은 오브제로 톤 앤 매너를 만드는 작가의 작품은 일종의 퍼즐 놀이 와도 같다. 작가의 작품 속 배치되고 사용된 오브제들을 통해 작가의 일상과 그 속에서 받은 영감을 간접적이게나마 유추할 수 있다는 점은 또 하나의 재미요소로 다가온다.

작가는 문득 자신의 손을 거치고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는 재료들로 완성되는 즉흥적인 자신의 작품이 의식하지 않고 계획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우리가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품은 의도적으로 설계하지 않고 ‘우연성’이라는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요소에 기대어 오브제들을 모으고, 그것들을 즉흥적으로 배치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품은 우리들이 나를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맺고 피어나는 감정들 그 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랑’을 상징한다. 그가 늘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는 문구 또한 ‘LOVE IS ALL’이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일상과 비일상이 혼재하는 이중성을 띈 장소이자 작가의 정체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선호탄 작가의 작업실에는 그의 일상을 담은 다양한 오브제들이 가득 차 있는데, 그것들은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어느 것 하나 평범해 보이는 것이 없다. 캔, 일회용 필름카메라, 라이터, 종이박스 등의 생활 소품들은 그의 콜라주 작업이 덧대어져 하나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업실 곳곳에 무심하게 놓인 그들은 마치 남들과 같은 옷을 입기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들 같기도 하다.

갤러리 안쪽 공간에는 작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작업을 펼치는 스튜디오 일부가 전시될 예정이다. 그가 평소 스크랩한 이미지와 텍스트들 자료들, 다양한 작업도구가 놓인 테이블이 그대로 옮겨져 설치된다. 이는 이번 전시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요소이다.

작가는 각기 다른 성질과 질감을 가진 재료들로 우리들의 삶의 이유와 인류의 존속인 사랑이라는 초월적인 감정에 대입하여 그만의 작품 세계관을 완성하였다. 일상과 이상의 경계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콜라주 작품들을 통해 그만의 시각 언어, 단면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 이번 첫 개인전에서는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사랑이 가득 찬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선호탄 작가는 2016년도부터 콜라주 아티스트로 전향하여 다수의 그룹전과 기업과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며 폭넓은 활동을 하고있다. 이와 관련된 그의 다양한 작업 히스토리는 전시장 내 영상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