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야고보 展
채야보고
JAMES C.W. CHAE
JAMES C.W. CHAE
2014. 06. 17. - 07. 31.
우리는 무수한 사물들과 함께 산다. 그 사물들은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이자 자신의 일과 기호를 반영하는 매개들이기도 하다. 사물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 사물에 의존해 세계, 타인과 연결된다. 그러니 사물은 인간의 실존을 실존이게 하는 핵심적인 매개이다. 실존이란 ‘자연 앞에 선 존재’란 뜻이다. 자연과 마주 섬으로써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성을 획득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본질에 합당하게 존재한다는 말이다. 채야고보는 자신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사물, 도구를 그렸다. 그것들을 통해 그는 자신의 실존을 증거 한다. 그것은 주어진 세계가 아니라 만드는 세계를 기획하는 자신의 존재를 표방한다. 비로소 그 사물들은 의미를 획득한다. 다양한 재료를 구사한 이 소박한 재현은 그러나 사물의 존재를 새삼 사유하게 한다. 작가는 그 안에 커다란 감자를 올려놓았다. 배를 채우는 감자와 의식과 사유, 감각을 가능하게 해주는 연장, 사물들은 앞뒤로, 전경과 후경에 위치해있다. 그 사이에 작가의 실존이 자리하고 있다. 채야고보가 굽어보는 애정 어린시선으로 자리한 사물과 감자는 새삼 인간의 실존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의미 있는 이미지가 되었다.
■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