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hood Diary
키미작, 김윤우
Kimi Jaak, Kim Yunu
Kimi Jaak, Kim Yunu
2025. 05. 02. - 06. 05.
가끔 아이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곤 합니다.
아이의 일기장은 온통 하고 싶은 것들뿐입니다. 매번 빠지지 않는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 스토리는 내용도 다양하고 SF 영화처럼 흥미진진합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그 나이 때쯤 타임머신을 타고 어른이 되어 맘껏 하고 싶은 걸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이 한참 되고 나서도 말도 안 되는 타임머신 질문을 계속해 댑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있다면 몇 살로 갈래?”
저는 10살, 아이의 대답은 20살입니다.
어른은 아이가 되고 싶고 아이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몽글몽글한 아이의 일기장을 보며 저의 10살로 돌아가 봅니다.
고무줄놀이에 다방구를 하며 올레졸레 뛰놀던 운동장, 부러움에 숨어 엿보던 발레 교실, 할머니를 따라 처음 본 서커스는 저를 다시 그 시절로 소환해 마법처럼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 그려 넣게 합니다.
어린 시절 나와 만나는 순간, 그동안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던 것들입니다.
이번 전시는 아이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받아 어린 시절 추억하며 아이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10살, 그 시절 무엇을 좋아했는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는 사실 가물가물하지만, 달보드레한 그 마음만은 기억합니다.
엄마는 전시 준비를 함께했던 이 시간이 아이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매일 차오르는 달처럼 너의 꿈도 찬찬히 이뤄질 거라고, 그리고 너무 빨리 크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키미작(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