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pering Glint" 속삭이는 반짝임
이수인
Lee Sooin
Lee Sooin
2024. 10. 29. - 11. 28.
속삭이는 반짝임 Whispering Glint
어느 평범한 날, 마당에서 흙을 고르다가 문득 햇빛에 반사된 유리 조각의 미세한 반짝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찰나의 빛은 마치 내면 깊숙한 무언가와 맞닿은 듯 반짝였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은 때로 회색빛 그늘처럼 무겁게 내려앉지만, 작업에서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형형색색의 선명한 색감을 즐겨 선택하곤 합니다. 이번 전시는 기계 자수가 가진 규칙적이면서도 끝없이 지속되는 리듬, 그리고 색실이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무한한 변주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었습니다. 원형의 기하학적 형태를 지속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단순하지만 절제된 균형을 이루고, 예측할 수 없는 색의 조합에서 드러나는 다채로운 변화를 통해 감성의 섬세한 순간들을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전시가 열리는 성수동의 레이블 갤러리는 회색빛 공장 지대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잠재된 풍경에서 들려오는 기계의 소음은 일상의 무의식적 흐름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 공간을 스쳐 지나가는 이들에게 다채로운 색채를 불어넣어, 회색빛 일상의 균열 속에서 발견되는 소소한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번 작업은 일상 속에서 쉽게 간과될 수 있는 빛과 색의 생동감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시도입니다. 이 전시를 통해 미묘하게 속삭이는 듯한 기쁨과 사소한 순간 속에 숨겨진 깊이를 마주할 수 있는 작은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수인(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