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展
Kim Jaehong
HAPPY DUO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최선을 택하기 위해 끊임 없이 고민한다. 때로는 그 고민이 매우 괴로울 수도 혹은 즐거울 수도 있다. 또 그 고민은 큰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일이거나 일상 속에서 흔히 겪는 소소한 일일 수 있다.
김재홍 작가는 ‘Happy Duo’시리즈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작은 고민을 하나의 오브제를 통해 재치 있게 표현했다. 그는 또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작업들은 ‘패키지는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 라벨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지’ 등의 생각을 거쳐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주로 대형 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들을 주요 소재로 택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상품은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나 다른 종류인 두가지가 합해져 하나가 된 모습이다. 환타는 오렌지 맛 포도 맛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붙어 하나의 상품이 되었다. 마켓의 대형 냉장고 앞에서 ‘어떤 맛을 골라야 할까..’ 하는 걱정거리가 이미지 한 장으로 잠시나마 해소되는 기분이다.
페이퍼에 프린팅 된 이미지는 하나의 굵은 선으로 마무리 되어있으며, 평면적이다. 입체감 보다는 정면에서 바라본 한 면의 모습만을 담은 평평한 느낌이 강조되었다. 오브제 자체에서는 덩어리감이 느껴지지 않으나 그 표면에 붙어 있는 라벨의 이미지는 좀 더 세심하게 표현되었다. 명암을 주거나 특정 부분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밀도를 높였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작품마다 ‘HAPPY!’ 라는 단어가 재미있는 폰트로 등장한다. 들쑥날쑥한 글자 모양과 단어의 앞과 뒤의 기호때문인지 마치 화면 속 사물들이 ‘HAPPY!’라고 외치는 듯하다. 작가는 이렇게 텍스트를 통해 직접적으로 ‘행복’이란 감정을 표현하였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은 어쩌면 그에게 ‘행복’을 주었던, 지극히 사적인 것들일 수 있다. 그것들은 작가가 특정 상품 앞에서 했을 고민들을 해소하고자 만들어낸 가상의 어떤 것 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번에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낸다. 그리고 매우 찰나의 순간이지만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갈등에서 해방되는 상쾌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소소한 행복을 기록해 나가는 것이다. 실제 존재 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Happy Duo’시리즈 속의 유머러스한 사물들을 보며 잠시나마 ‘선택’이라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