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éltorony

Label story 2811월 02,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스포츠의 한 장면이 라벨 디자인이 된다.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Céltorony라는 브런치 카페는 ‘카약’이라는 스포츠를 테마로 꾸며져 있다. 그러니까 그곳의 인테리어에서 메뉴판 등의 작은 소품들까지 하나의 컨셉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축구, 야구, 농구 등 우리에게 친숙한 운동 종목들이 있겠지만, 어쩐지 수상스포츠는 조금 낯설고 게다가 카약이라는 단어자체는 묘하게 이국적인 느낌까지 든다. 작년에 출시된 Céltorony 맥주. 그 라벨에는 카약 경기의 한 장면을 그려낸 듯한 일러스트가 디자인되었다. 종류는 3가지이며, 눈에 띄게 다른 각각의 컬러로 구분 지었다. 라벨에 표현된 장면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시점과 같다. 해바라기씨 형태와 유사한 모양의 배, 그 양 옆으로는 노가 뻗어 나와있다. 각 각의 배에는 1번부터 번호가 쓰여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타고 있으며, 저마다 물살을 가로지르며 속력을 내어 앞으로 나아간다. 카약에 지나간 자리의 물줄기를 꽤나 직접적으로 표현한 붉은색 라벨 속의 풍경은 속도감이 가장 높아 보인다. 배경의 텍스트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카약이 만들어내는 물보라에 영향을 받아 흐물흐물 흔들리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런식으로 작은 요소들이 라벨 을 전체적으로 동적이게 보이게 한다. 반면 직선과 곡선으로  물결을 묘사한 오렌지 라벨 위의 카약들은 어쩐지 조금 차분하게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그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다. 결승선까지 도달해야 하고, 가장 먼저 도착한 카약이 승리하는 것이 이 스포츠의 룰이다. 그 규칙이 미니멀하게 묘사되어 Céltorony의 로고가 된다. CÉLTORONY의 T가 결승선과 카약으로 탈바꿈하여 결승선에 들어서는 배의 모습을 위트 있게 표현되었다. 보통 특정 상품에 부착된 라벨의 이미지는 정지 되어있다. 그러니까 어떠한 사물 혹은 동물, 텍스트나 기타 도형 등이 어우러져 하나의 디자인이 된다. 그에 비해 Céltorony의 라벨은 움직이는 듯 보인다. 멈춰 있다기 보다는 유동적으로 흐르는 느낌이다. 물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슬쩍 보면 그저 그런 일러스트 삽화 중 하나라 느껴질 수 있으나, 수상스포츠인 카약을 소재로 삼아 라벨을 디자인했다는 점, 그리고 마치 그 경기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시점으로 그려낸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참고 : www.ateriet.com ,http://celtorony.hu/이미지출처 : packageinspiration.com ,http://kissmiklos.com/celtorony-craft-beer-selection ,

TicketyBrew

Label story 2710월 04,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둥근 맥주 병의 몸통을 가로지르는 두개의 면. 병을 뱅그르르 돌려보면, 이 라벨이 한 장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보통의 음료 라벨은 앞,뒤로 한 장 씩 혹은 넓고 큰 면적의 라벨 한 장이 병의 2/3정도를 감는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부착된 라벨, 영국의 크래프트 비어 브랜드인 ticketybrew만의 방법이다. 마치 길다란 티켓 뭉치에서 톡 하고 떼어낸 것만 같은 뒷면 라벨 끝부분의 디자인. ‘티켓’이 전반적인 디자인 모티브로서 사용된 것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이름까지 ticketybrew라 하여 보다 명료하게 컨셉들 드러낸다. ‘티켓’. 요즘에도 자주 쓰이는 말이고, 우리들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사용된다. 모바일 티켓 등이 등장하며 실물로 티켓을 접하는 일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우리에겐 친숙한 것이다. 이 티켓의 형태는 변화한다. 가장 흔하게 만나는 영화 표. 극장마다 다르지만 대형 영화관에서는 언제부터 인지 얇은 종이를 사용하여 제법 길고 큰 사이즈의 것으로 변화되었다. 옛날의 티켓은 그보다 작고 좀 더 빳빳한 종이였다. 그 안에 담겨야 할 정보들이 야무지게 들어차 있었다. Ticketybrew의 라벨, 그러니까 이 티켓 디자인은 마치 옛날의 것들과 닮아 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 있다. 한 종류의 라벨에는 대체로 한 가지의 컬러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 위에 오로지 블랙의 텍스트만으로 제품명과 종류 등의 간단한 정보가 프린팅 되어 있다. 사각형의 틀과 그 안에 나뉘어진 칸마다 얇고 굵은 모양의 글자들이 자리한다. 최소한의 변화만으로 시각을 사로잡을 수 있는 효과를 준다. 뒷면은 앞서 언급했듯 마치 티켓을 떼어낸 것과 같은 모양새다. 맥주잔을 형상화 한 듯한 모양은 그 다음 순서의 티켓과의 분류를 위한 표식인 것 같다. 초기에는 이렇게 2-3가지만의 컬러 조합으로 라벨을 디자인했다면, 점차 색상의 수 그리고 텍스트의 글자 등에 변화를 주었다. 기존에 그리드를 사용한 ‘표’와 같은 디자인에서 조금은 캐주얼 한 느낌으로 변형되었다. 일부에 스탬프 모양의 이미지가 추가되었는데, 라벨과 라벨 사이의 간격 때문인지 재미난 느낌이다. 아날로그적인 감성 그리고 작은 재미를 더하는 위트 있는 디자인이 ticketybrew 라벨의 매력이다. 많은 티켓들이 시간이 지나 변화하는 것처럼 이들의 디자인도 마찬가지일지 아니면 그때의 그 모습을 그대로를 간직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참고 : packageinspiration.com , thedieline.com, gslowrydesign.co.uk이미지출처 : packageinspiration.com , thedieline.com, gslowrydesign.co.uk

SUNMAI

Label story 269월 03,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대만의 맥주 브랜드 SUNMAI. 이들은 뚜렷한 디자인 컨셉을 갖고 그것을 잃지 않으며 여러가지 시도를 해오고 있다. 위와 같이 라벨의 전면을 가로지르는 3개의 긴 면이 SUNMAI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라벨 디자인이다. 각각의 얇고 긴 면에는 맥주의 종류를 나타내는 텍스트가 올라가 있고, 때에 따라서는 그 뒤 배경에 여러 그래픽들이 추가되기도 한다. 이렇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나름의 다양한 디자인적 변화를 시도하며 그들만의 아카이브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 얼마전 출시되었던 이 한정판 라벨은 이전의 것들과는 조금 다른 형식이다. 패턴처럼 사용된 3줄이 없어지고 대신 일러스트가 라벨 자체가 되었다. 강렬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보니 고양이를 의인화한 모습이다. 각각의 요소들이 어울려 연출된 장면은 아시안 화풍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일본의 우키요에[1]를 연상케 하는 라벨 디자인. 특유의 색 조합과 형태 하나하나를 검은 선으로 또렷하게 구분 지어 각각의 객체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시각을 사로잡는다. 실제로 에도시대에 유행했던 목판화인 ‘우키요에’에서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SUNMAI의 라벨은 흡사 그 삽화들 중 하나 같기도 하다. Nio라는 대만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디자이너가 직접 그려 고안한 이 맥주 시리즈는, ‘지붕위의 고양이’라는 주제로 총 4가지 종류이다. 무언가를 분주하게 준비하고, 요리를 하고, 기뻐하며 풍류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Nio는 실제로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라벨 속 고양이들은 생동감이 넘친다. 예외는 있으나 대부분 라벨 디자인을 살펴보면, 각 나라마다의 분위기가 있다. 유럽, 미국, 아시아 그 중에서도 일본, 중국, 한국 등 저마다 규정지을 순 없으나 미묘하게 구분되는 어떠한 느낌을 갖고 있다. 자칫 스테레오타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생각일 수 있으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각 나라마다 문화마다 갖는 비교적 뚜렷한 색(色)이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매우 흥미롭다. – [1] 일본 에도시대(江戶, 1603~1867)에 서민계층을 기반으로 발달한 풍속화. 우키요에의 ‘우키요’는 덧없는 세상, 속세를 뜻하는 말로 미인, 기녀, 광대 등 풍속을 중심 제재로 한다. 목판화를 주된 형식으로 대량 생산하여 서민의 수요를 충당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우키요에 [浮世繪] (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참고 : https://www.ateriet.com/beer-for-cat-lovers//SUNMAI 공식홈페이지이미지출처 : https://www.ateriet.com/beer-for-cat-lovers//SUMAI 공식홈페이지, NIO 인스타그램(@hi.nio)

HALO

Label story 257월 31,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비정형의 도형들이 지칭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하학적 도상들이 규칙 없이 혼합되거나 분해되어 어떠한 형상이 된다. Halo의 라벨과 처음 대면했을 대의 느낌이다. Halo는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작은 양조장이다. 이들은 ‘과학적’인 것들에 영감을 받아 맥주를 제조하고, 그것들을 패키징 한다고 한다. 판매되는 맥주는 캔, 병 이렇게 두가지이다. 대부분의 식음료 라벨에는 구체적인 이미지, 텍스트 혹은 자연물이나 인공물을 묘사한 형태가 디자인된다.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잘 팔리게 하는 것’이 보통의 마켓에서 볼 수 있는 음료 라벨의 역할이다. 아무래도 우리들은 눈에 잘 띄면서도, 낯설지 않은 시각 이미지에 거리낌없이 다가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Halo의 라벨은 보통의 것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원, 사각, 삼각 등 기본 도형의 유기적 조합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시선을 일정시간 잡아 두는 힘이 있어 보인다. 약간은 어지러워 보이고, 순간의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묘한 구성들. 텍스트는 맥주의 종류 그리고 알코올 함량 등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정보만 간략히 얹혀 있다. 브랜드의 로고 대신 이미지가 전면에 가득 들어서 있으며, 주로 원색 사용해 배경과 각각의 개체들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보인다. 특히 알루미늄 캔 특유의 회색 빛과 대비되는 비비드한 컬러가 인상적이다. 차가운 질감위에 종이 라벨의 따듯한 질감이 감겨 그 차이가 극대화된다.  주로 하나의 브랜드의 라벨 디자인은 주된 컬러나 동일한 로고 등이 새겨져 종류가 다를지라도 눈에 띄는 구성요소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halo의 라벨은 그런 요소들의 부재에도 어쩐지 통일감이 느껴진다. 톡톡 튀는 색감과 무언가를 재현한 것인지 아닌지 모호하게 하는 그리드와 예측할 수 없는 형상들은 마치 알코올을 흡수했을 때 체험하게 되는 약간의 어지러움증과 묘한 환각을 시각화 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단순한 형상들로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하는 Halo의 라벨은 조금은 낯설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참고 : https://www.ateriet.com/halo-brew-beer-packaging/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Krasnogorie

Label story 247월 02,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얼핏 보기엔 소시지를 포장하기에 지극히 평범한 소고기의 마블링이 프린팅 되어있는 디자인이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라벨 디자인,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하얗고 빨간 무늬들이 뒤섞여 어떠한 풍경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고기의 가치를 좌우한다는 마블링. 붉은 고기 속에 마치 대리석 문양과도 같은 새하얀 지방이 뒤섞여 오묘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대형마트에서나 고기를 굽기 전 그것들과 마주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조금 생경한 기분이다. 새빨간 색 때문일까. 살아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매우 낯설다가도, 식욕을 자극하기에 아주 적절한 색감이라는 생각도 든다. Krasnogorie라는 러시아의 소시지 브랜드. 이들은 제품을 포장하는 패키지 디자인에 이러한 마블링 패턴을 조금은 생소한 방식으로 활용하였다. 러시아어인 Krasnogorie는 영어로 Red mountain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들은 육류라는 제품의 특성과 브랜드 이름에 걸맞는 특징을 적절히 조합하여 패키지를 디자인한다. 전면에 붉은색과 얇고 굵은 흰 선들이 산맥, 농장, 집, 가축 등의 형상을 묘사한다. 굽이굽이 솟아 잇는 산맥 사이에 작은 집과 동물들이 자리하는데 그 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 위로 브랜드 로고와 제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기입된 작은 사각형 모양의 라벨이 자리한다. 바탕 라벨과 달리 이곳에는 정보를 담는 텍스트가 주를 이룬다. 수평, 수직으로 글자들을 배치하기 위한 그리드가 사용되는데, 이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 바탕과의 구분을 뚜렷하게 짓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포맷이 제품 라인 전반에 걸쳐 라벨, 태그 등에 사용된다. 로고의 폰트는 Proxima Nova라는 서체를 사용하였다. 텍스트가 보다 선명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조금은 기괴해 보이나 특징이 있는 것을 택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라벨 디자인에 사용된 풍경화가 목판화의 방식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목판화와 목각의 중간에 해당하는 부조 판화인 ‘리노컷’[1]이라는 판화 기법을 사용했다. 작업 방식을 손에 익히는 것부터 적합한 인쇄소를 찾는 일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고 한다. 굉장히 정성스러운 작업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탄생한 배경의 삽화는 단순히 라벨 디자인을 넘어 하나의 ‘작품’이라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아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라벨 디자인들이 있는가 하면 Krasnogorie의 풍경처럼 좀 더 가까이, 자세하게 보고 알아가며 얻게 되는 또 다른 자극이 있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충분한, 그러나 쉽지 않은 방법을 택한 Krasnogorie 라벨은 유행에 휩쓸려 쉽게 바뀌어 버리는 것들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다. 각주 : [1] 리노컷 : 19세기 중반에 발명된 판화 기법으로 목판화와 목각의 중간에 해당하는 부조 판화. 두꺼운 리놀륨 판을 조각도와 끌로 깎아 내는 볼록판으로서 목판화에서 발전한 형태이다. 따라서 인쇄 방법은 목판화와 같다. 정교하고 자연주의적인 효과보다는 선이 굵고 단순화된 형태의 표현에 적합하기 때문에 장식적인 대형 색채 판화의 제작에 자주 사용된다. (출처 : (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Uproot

Label story 236월 01,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을 표현하는 uproot 와인라벨. 와인라벨은 비교적 까다로운 규정을 갖고 있다. 나라마다 특정한 규격에 맞게 누가, 언제, 어디서 포도를 수확하였는지, 그 품종이 무엇인지 등의 구체적인 데이터가 정해진 자리에 담겨있어야 한다. 와인병에 부착된 라벨은 이전보다 한결 간소화 된 디자인들이 많아졌으나, 어딘가 모르게 조금 어려운 느낌을 준다. 와인이 갖고 있는 이러한 많은 양의 정보들이 텍스트로만 표현되어야 할까? Uproot는 위와 같은 물음에 답하듯 문자가 없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오로지 ‘색(色)’으로만 이루어진 라벨. 와인 라벨로서는 최초의 시도라고 한다. 디자인을 앞세운 라벨에도 상표명, 혹은 해당 제품명 등이 전면에 등장하지만 Uproot 라벨에는 이 마저도 없다. 역사가 깊고, 규정이 까다로운 와인라벨의 특성상 위와 같은 시도는 매우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뒷면에는 상표명과 빈티지 등의 구체적인 데이터가 담긴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따라서 이렇게 컬러바만을 사용하였음에도 정부의 승인을 받고 출시될 수 있었던 것이다. 길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바(bar)가 적게는 2가지 많게는 5-6가지의 컬러로 나뉘어져 있다. 이 색상바는 해당 제품에 사용된 재료, 성분 등을 나타내는 프로필이라고 할 수 있다. 분홍빛의 포도주인 로제 와인은 위와 같이 채도가 다른 핑크색들의 컬러 박스로 ‘맛’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적포도주는 로제 보다 대체로 어둡거나 채도가 강한 색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화이트 와인은 그와 반대로 옅은 색으로 표시된다. 색의 진하기나 사각형의 크기는 첨가되는 재료와 양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첨가된 재료의 양이 많아질수록 사각형 박스의 크기가 커지는 것. 직사각의 큰 틀은 변하지 않고 그 안을 채우는 사각형들의 크기만 컨텐츠에 따라 달라진다.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와인의 맛을 나타내는 것이다. 보통 표지판이나 지도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다 쉽게 표현하기 위해 인포그래픽이 사용된다. 점차로 시각 이미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추세이기에 근래에는 라벨 디자인에서도 하나의 도구처럼 사용된다. 와인의 라벨은 ‘본다’는 개념보다는 ‘읽는다’라는 행위에 더 적합한 디자인이라 여겼으나 Uuproot는 이러한 생각을 뒤바꾼 셈이다. 우리의 미각은 시각의 구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흥미롭게도 특정한 색을 보면서 우리는 어떠한 맛을 짐작하거나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Uproot와인의 라벨은 이러한 감각을 오직 디자인적인 요소만을 이용해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Uproot의 라벨은 인포그래픽 활용의 좋은 예이기도, 또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되기도 한다. 참고 : uproot공식홈페이지이미지출처 : uproot공식홈페이지, uproot공식인스타그램, metropolitan magazine, www.brandingmag.com

희희낙락

Label story 224월 30,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희희낙락’은 ‘에이그리드(A-GRID)’라는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명인 ‘희희낙락’은 戱(놀 희), 呬(쉴 희)를 사용하여 ‘즐겁게 놀고 쉼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이름처럼 우리를 기쁘게, 즐겁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제품은 크게 <희희낙락-전통놀이 꾸러미>와 <희희낙락-쉬어가기 꾸러미>로 나뉘어져 있다. 전통놀이 꾸러미에는 윷놀이세트, 공깃돌과 노리개, 화투가 쉬어가기 꾸러미에는 방향제, 수면안대, 손수건,타이벡 지갑, 그리고 기존의 것에서 변화를 준 윷놀이세트가 포함되어 있다. 그 중 쉬어가기 꾸러미의 상품을 담고 있는 상자에 부착된 라벨이 특히나 눈에 띈다. 일월오봉도와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 한 것이라고 한다. 사슴과 학, 나무 그리고 다섯 산봉우리 등이 그래픽화 되어 작은 크기로 반복적으로 표현되었다. 중간에는 큼지막하게 족자를 연상케 하는 모양이 로고처럼 들어서 있다. 붓글씨로 써내려 간 듯한 서체의 희희낙락 위, 아래에는 역시 십장생의 요소인 해와 달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색감이 주를 이루며 잔잔하다. 전통놀이 꾸러미 패키지의 라벨들은 쉬어가기의 것보다 훨씬 간결하다. 쉬어가기의 라벨이 상자의 전면을 덮어 패키지 디자인 자체가 라벨로 이루어져 있다면, 전통놀이는 상자 표면에 프린팅이 되어 있고, 두 면을 감싸는 작은 띠라벨이 포인트가 된다. 상자의 표면에는 비교적 많은 이미지들이 담겨 있으나, 라벨에는 한가지 색 만을 사용하여 매우 간결하게 해당 제품이 무엇인지를 나타내었다. 상자에 부착하기 전의 라벨은 위와 같이 직사각형의 모양이다. 이것을 꺾인 면에 부착하는 것인데, 앞면, 윗면에 혹은 앞면, 옆면에 부착되는 방향에 따라 각각에서 보이는 텍스트와 이미지 역시 그에 맞게 프린팅 되어 있다. 흰색의 작은 사각형 모양이 바탕과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패키지 자체를 좀 더 힘있게 잡아주는 느낌이다.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제품을 만들고, 또 그것을 포장하는 디자인 역시 모두 직접 에이그리드의 손길이 닿아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생활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윷놀이, 공깃돌 등이 ‘요즘의’감각으로 세련되게, 과하지 않게 표현되고 있다. 감각적인 ‘굿즈’로 탄생한 전통놀이 기구와 그 패키지들이 점차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눈에 띄게 될 것 같다. 참고 : 에이그리드 블로그, 디자인정글 관련기사 이미지출처 : 에이그리드 공식 인스타그램 및 블로그 

bodha

Label story 214월 04,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건강한 ‘향’을 만드는 브랜드. 향, 향초, 디퓨져 등의 아로마 테라피를 위한 제품을 첨가물이 없는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여 만든다. 제품들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제작 되는데, 이번에 소개 하려는 ‘향’은 일본 전통의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매우 간결하며 정갈한 느낌이다. 얇고 긴 직사각형의 상자의 세 면을 감싸고 있는 라벨이 인상적이다. 앞면, 뒷면 각각 라벨을 부착한 것이 아니라 몸통을 감싸듯 둘러 붙였다. 흰색 바탕에 로고와 추상형태의 문양, 그리고 간략한 설명이 프린팅 되어 있다. 마치 떨어진 꽃 잎을 연상케 하는 형상은 물을 가득 머금은 물감으로 채워져 있다. 물감과 물이 섞여 종이에 흡수 된 듯한 마치 수채화의 한 기법과도 같은 맑은 느낌을 준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그라데이션 되어 점점 맑아지는 색감. 이는 향기가 퍼져 나가는 것을 가시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처음 향을 피웠을 때의 짙음에서 점차로 넓어지며 옅어 지는, 보이지 않는 ‘향’을 보여지는 색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한 색상으로 진하고 연하기를 일률적으로 칠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색이 섞여 오묘한 느낌을 준다. 향은 고정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공기를 타고 흐른다. 그것들은 어딘가에 스며들기도 하고 점차 사라지기도 한다. 보여지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하나에 비유하거나 규정짓기 어렵다. bodha의 라벨에는 이렇게 ‘향’이 갖는 특징이 매우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담고 있는 제품을 온전히 이해하고, 과하지 않고 모던하게 풀어낸 패키지와 라벨 디자인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오래도록 천천히 바라보게 한다. 참고 : 람주 이미지출처 : bodha, https://bodhitree.com

므른

Label story 203월 02,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한 눈에 보아도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잉크는 ‘람주’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므른’이라는 제품이다. ‘므른’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생소하다. 옛한글인 ‘물+-은’을 따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잉크의 기본 재료인 물. 그 물의 의미 중 ‘물감이 물건에 묻어 드러나는 빛깔’이라는 뜻에서 ‘물’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은’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앞으로 물들여갈 이야기를 위한 첫 운을 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의 전통색을 담은 잉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잉크’라는 소재가 한국적이다라는 말로 묘사되는 것이 어찌 보면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므른은 비교적 명확하고 과하지 않게 이러한 낯섦을 풀어냈다. 작은 병에 담긴 갖가지 색의 잉크들. 총 10가지의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종류의 용량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것들의 표면에 부착된 라벨은 매우 간결하다. 두드러지게 하얀 면이 많이 보이는데, 이 역시 전통회화의 특징 중 하나인 여백의미를 살린 것이라고 한다. 동시에 그 하얀 바탕이 므른의 잉크로 물들어가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다고 한다. 그 위에 올려진 디자인은 므른의 로고를 제외하고 잉크 색에 해당하는 하나의 컬러로 프린팅 되어 있다. 선의 굵기, 농도만을 통해 자칫 지나치게 단조로워질 수도 있는 디자인에 디테일을 살린 것이다. 잉크의 이름은 세로로 쓰여져 있다.  그 아래로 붉은색의 로고가 자리잡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인장처럼 보이도록 하여 활용한다. 서체는 실제로 ‘용비어천가’에서 사용했던 글자체의 뼈대를 본 따 현대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 한다.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풀어 내보인 하나의 특징이기도 하다. 위 아래로는 같은 문양이 일정하게 들어가 있는데, 이는 떡살의 종류 중 파도를 나타내는 무늬를 패턴처럼 사용한 것이다. 이문양은 병에 부착된 라벨 뿐 아니라, 제품을 담는 상자에도 그리고 그 장사를 감싸는 커다란 라벨의 양쪽 끝면에도 동일하게 사용된다. 이 외에도 이 패턴은 하나의 시그니처처럼 상품을 소개하는 이곳 저곳에 활용되어 통일감을 준다.   잉크를 담는 상자에 둘러진 라벨에서 로고를 볼 수 있다. 방패연과 유사한 모양에 역시 파도문이 활용되었다. 므른이라는 글자를 이루는 ‘ㅡ’획이 물결 모양으로 변형 되어있다. 이 또한 물의 이미지를 담아내려는 시도인 것이다. 서체가 주를 이루는 디자인. 획 하나 하나에도 전통적인 느낌, 한국적인 이미지를 좀 더 담으려 한 노력이 곳곳에 묻어 있다. 비단 글자체에서 뿐 아니라 디자인 전체에서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그 의미를 발견해내는 일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매우 간결해 보이나 아주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므른의 라벨.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 이것이 므른의 매력인 것 같다. 참고 : 람주이미지출처 : 람주

술취한 원숭이

Label story 192월 01, 2018 글 | 레이블갤러리 술취한 원숭이는 2016년 ‘술샘’이라는 양조장에서 붉은 원숭이의 해를 기념하여 출시한 막걸리이다. 주류의 색과 라벨디자인에 사용된 컬러까지 온몸에 붉은색을 두르고 있다. 막걸리를 떠올리면 쌀의 색과 비슷한 하얀색이 떠오르지만, 술취한 막걸리는 홍국쌀이라 하는 붉은색이 감도는 것을 사용하기에 장미 빛을 띈다고 한다. 술을 담고 있는 병의 색상이 빨간 것이 아니라 담겨있는 술 자체의 색감이라는 것이다. 표면에 부착된 라벨 역시 강렬한 레드가 주를 이룬다. 검은색 바탕에 흘려쓴 듯한 캘리그라피가 매우 인상적이다. ‘술취한’ 모습을 글자로서 형상화한 느낌이다. 게다가 그 뒤로 보이는 풍경까지 더해져 ‘그러한 느낌’을 고조시킨다. 전체적인 사각의 형태는 마치 ‘낙관’과도 유사하다. 글씨나 그림 등의 작품에 아호나 이름 등이 새겨진 도장을 찍어 마무리 하는 일은 동양의 옛 그림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낙관의 이미지를 차용한 라벨 디자인은 전통주를 좀 더 ‘전통주스럽게’ 만들어 주고 있다. 자세히 보면 붉은색의 얇고 굵은 선들은 어떠한 행위를 하는 원숭이를 그려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술취한 원숭이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노상 방뇨를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취한 상태로 하는 행위들이 원숭이의 모습으로 의인화되어 묘사된 것이다. 뚜껑에도 띠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여기에서 보이는 원숭이들의 모습 역시 매우 우스꽝스럽다. 제품명부터 디자인까지 해학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라벨에서 보이는 원숭이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요란스러운 모습이지만 그것들이 어우러져 ‘술취한 원숭이’라는 제품 자체의 컨셉을 간결하고 비교적 뚜렷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참고 : 술샘공식홈페이지,네이버 백과사전 이미지출처 : 술샘 공식홈페이지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