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N SWIFT

Label story 589월 24, 2021  글 | 레이블갤러리 Orin Swift(오린 스위프트)는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감각적인 레이블의 와인들을 보유하고 있다. 와인의 레이블은 소비자가 와인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고는 하는데, 오린 스위프트의 레이블 스토리를 살펴보면 그것 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느껴진다. 먼저 오린 스위프트 와이너리에 대해 살펴보면, 이곳은 오퍼스 원(Opus One)과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에서 근무했던 데이비드 피니(David Phinney)에 의해 1988년 설립되었다. 브랜드 이름은 그의 아버지 중간 이름인 ‘Orin’과 어머니의 중간이름인 ‘Swift’에서 따왔다.  빠르게 성장한 와이너리는 2016년 세계 최대 규모 와이너리 E&J갤로(E&J GALLO)에서 인수했고 데이비드는 현재까지도 오린의 헤드 와인메이커로써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대표하는 와인들의 레이블 스토리를 하나씩 살펴보면, 시그니처 와인 머큐리 헤드(Mercury head)를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 있다. 머큐리 헤드 병에는 미국에서 1916년부터 1945년까지 발행되었던 10센트 은화, 머큐리 다임(Mercury Dime) 동전이 붙어있다. 오린 스위프트 와인 중 가장 심플한 라벨 디자인이다. 데이비드는 어린시절 다양한 동전을 모는 것이 취미였는데 이에 영감을 받아 시그니처 와인에 실제 동전을 넣었다. 동전 외에는 그 어떤 디자인도 들어가 있지 않은 단순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 와인은 1945년 이래로 발행되지 않는 동전의 희소성의 이유만으로도 소장가치가 높은 와인병으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타닌과 긴 여운을 주는 맛으로 인해 인기가 매우 높은데, 와인을 다 마신 소비자들이 빈 병에서 동전을 떼어 와이너리로 되돌려 보낼 정도로 매니아층이 두터운 와인이다. 다음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주도의 이름을 따온 팔레르모(Palermo) 와인이다. 레이블은 마지막까지 기도하는 16세기 성직자의 미라의 이미지를 담았다. 이는 팔레르모 지하묘지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데이비드는 이 사진을 발견하고는 단번에 까르베네 쇼비뇽을 떠올렸다 한다.    파피용(Papillon) 와인은 포도원에서 일하는 농부의 손가락을 클로즈업 한 사진이 레이블로 쓰였다. 파피용은 불어로 ‘나비’란 뜻. 데이비드는 손가락에 새길 타투 형태의 글자를 찾고 있었는데, 어느 날 딸과 함께 포도원을 걷던 중 나비를 보고 그녀가 외친 ‘파피용!’ 이라는 단어에 영감을 얻어 새겼다는 스토리가 있다. 미국의 인물 사진의 대가, 그렉 골만(Greg Gorman)의 작품으로도 유명한 레이블이다. 마지막으로 샤르도네 품종의 마네킹(Mannequin)이 있다. 패션은 유행을 타면서 변하지만 옷을 걸치고 있는 마네킹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와인 역시 빈티지, 떼루아(Terroirs)에 의해 변하지만 와인이 가지고 있는 본질, 클래스는 변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름은 지어졌다. 내포하는 의미의 깊이 때문인지 이미지는 직관적이다. 오린 스위프트의 와인은 위의 언급한 와인 외에도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레이블의 와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 레이블은 마치 하나의 아트웍과 같아 마주하였을 때 예술 작품을 수집하는 아트 콜렉터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참고 & 이미지 출처 : http://www.wineok.com/?document_srl=293976https://buywinesonline.comhttps://twitter.com/OrinSwift/with_replies?lang=fi

YHTYS — TYPOGRAPHY BEER PACKAGE

Label story 577월 30, 2021  글 | 레이블갤러리 오로지 텍스트로만 이미지를 만들어낸 라벨디자인 YHTYS.YHTYS 라벨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만을 활용하여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기획된 패키지 디자인이다. 실제 유통되는 상품의 디자인이 아닌, 러시아 HSE Art And Design School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여기서 타이포그래피는 일반적으로 서체의 배열을 뜻한다. 특히 문자 또는 활판적 기호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 표현을 칭한다. 근래에는 뜻이 바뀌어 미적가치를 위한 글자를 이용한 모든 디자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쓰인다. 사진까지도 첨가하여 구성적인 그래픽 디자인 전체를 가리키고 일반의 디자인과 동의어 같이 쓰이는 일도 있다. 글자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문자들이 메인으로 이루어진 그래픽 디자인 영역을 가리킨다 볼 수 있다. YHTYS ㅡIchthys(ἰχθύς)ㅡ는 ‘익튀스’라 읽으며, 물고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익튀스’는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표상으로 가장 많이 쓰이며 성체를 상징한다.  이 가상 브랜드의 네이밍은 맥주와 해산물 음식의 궁합으로 시작되기도 하였는데, 여기서 Ic는 Y로 대체하여 네이밍을 완성했다. 러시아인들은 키릴 문자(Cyrillic alphabet)와 라틴 문자(Latin alphabet)를 혼용하기에, 음역에 맞는 알파벳 Y로 대체하여 물고기 형상의 타이포그래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안타깝게도 본 디자인은 실제로 상품화될 가능성은 없다 한다. YHTYS의 디자이너 Sasha Korshenyuk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의 제품 패키지 디자인에는 어떠한 법적 규제가 없으나 그들은 기존 관습에서 탈피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기피하는 편이라 한다. 현재까지 제품 정보에 대해 YHTYS와 같은 스타일링을 준 이력이 없기에 그 어떤 기업에서도 먼저 나서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의견이다. 이미지가 없는 텍스트만이 존재하는 YHTYS는 문자가 가진 예술적 가치를 인식하고, 문자의 형태가 가진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며 실험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다양하고도 기발한 라벨디자인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참고 & 이미지 출처 : http://www.greenpostkorea.co.kr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651150&cid=42627&categoryId=42627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1/06/yhtys-typography-beer-package.html

곰표 밀맥주 Gompyo Wheat Beer

Label story 566월 11, 2021 글 | 레이블갤러리 밀가루 포대 하면 떠오르는 북극곰 라벨, 곰표의 이색적인 협업 작업이 눈길을 끈다.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고유의 이미지로 인해 그 제품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라벨들이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예로 ‘곰표’를 이야기할 수 있다. 새하얀 밀가루와 북극곰 이미지는 우리에게 각인되었다. 오랜 시간 밀가루 포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곰표 라벨이 밀맥주와 만났다.   이들은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 나가며 더욱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20년 여름에 출시한 이 수제맥주는 대한제분과 CU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이다. 출시 당시에는 생산 시설의 한계로 수요에 따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여 구매가 쉽지 않았지만 주류 위탁제조가 허용되면서 대량생산에 들어감에 따라 지금의 활발한 소비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곰표의 콜라보레이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패딩, 핸드크림, 치약 등 패션과 그루밍 분야를 섭렵하며 이색적인 협업을 선보였다. 이들이 성공한 데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에게 복고를 새롭게 해석하는 ‘뉴트로’가 쉽게 매칭이 안되는 상품과의 협업으로 만나,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는 ‘펀슈머(fun+consumer)’의 결과를 낳음으로써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곰표 라벨의 시작은 그의 밀가루처럼 뽀얀 모습, 강인하면서도 끈기 있는 이미지가 자사의 마음에 와 닿아 대한제분 밀가루의 대표 얼굴이 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 라벨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특유의 폰트와 상징색으로 정립되었다. 이후 2016년도에 변화가 있었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을 유지해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것은 2019년에 리뉴얼된 라벨이다. 오랜 시간 로고 이미지로 활용해 온 백곰을 캐릭터화 하여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표곰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의 캐릭터를 만들고 시그니처 컬러를 흰색에서 민트 색으로 변경하여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며, 고개를 살짝 들어 미래를 바라보는 진취적인 곰의 모습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시대에 따른 새로운 변화를 주었다.   이번 곰표의 라벨은 ‘올드’함이 아닌 ‘클래식’함으로 포커스를 맞추어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을 선보인 성공사례로 들 수 있다.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것 또한 라벨이 단순히 상품의 정보를 알리는 기능을 넘어선, 다양한 활용 가치의 가능성을 열어 주었기에 앞으로 그들의 활동에 더욱 기대가 된다. 참고 & 이미지 출처 : https://kr.imboldn.com/밀가루-본진-곰표-밀맥주-출시/http://www.bigt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02

 La Piu Belle

Label story 554월 21, 2021 글 | 레이블갤러리 칠레의 비냐 빅(Vina Vik)은 ‘황금의 땅’이라 불리는 안데스 산맥 미야후 밸리(Milahue Valley)의 유일한 와이너리다. 칠레 3대 프리미엄 와인이라 불리우는 비냐 빅의 아이콘 ‘라 피유 벨(La Piu Belle)’ 와인의 유니크한 라벨을 살펴보자.    비냐 빅의 오너 알렉산데르 비크(Alexander Vik)는 와인의 맛뿐만 아니라 미적 요소까지 갖춘 와인을 선보이고자, 전세계 20명 아티스트들에게 라벨 디자인을 의뢰했다. 그 중 칠레 출신의 화가 곤잘로 시엔푸에고스(Gonzalo Cienfuegos)가 그린 여인의 모습이 최종 선택되었고, 이는 마치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풍요의 여신 프레야(Freya)처럼 아름다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의미의 라 피유 벨(La Piu Belle)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라 피유 벨은 보통의 와인 라벨에서 발견할 수 없는 유니크한 색감의 라벨을 품고 있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그녀는 고요한 새벽, 태양이 밝아오며 미야후 밸리 속 안개를 깨우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포도밭을 둘러싸고 있는 푸르른 식물들에게 생기를 주는 부드러운 비와 같은 모습을 한 여신의 라벨 이미지는 그 속에서 어떠한 맛과 향을 담고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라벨만큼이나 맛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달콤한 열매, 향긋한 꽃, 매콤한 향신료 등이 조화롭게 어울리고  실크 같은 질감이 와인의 매력을 더하여, 비냐 빅의 다른 와인들에 비해 진한 풍미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수입된 라 피유 벨의 라벨을 살펴보니 기존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라 피유 벨 라벨은 그림 속 여인이 옷을 입은 듯한 검은색 스티커가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다. 담당 수입사에 문의해보니, 통관 시 국내 유통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시각 요소의 문제로 검열되어 이와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한다. 예술작품에 대한 선정성의 문제는 계속해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라 피유 벨의 라벨 디자인이 작품 컨셉과 기법면에서 이러한 논쟁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참고 & 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1/01/la-piu-belle.html

DEUCALION

Label story 543월 24, 2021 글 | 레이블갤러리 그리스의 와이너리 몽슈 니콜라스(WINERY MONSIEUR NICOLAS)에서 봄 기운을 담은 듯한 화이트 와인이 출시됐다. 와인의 이름은 데우칼리온(Deucalion). 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제우스가 일으킨 대홍수에서 아내 피라(Pila)와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된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인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 “그리스의 노아”라 불리기도 한다.  데우칼리온은 향이 강하고 산도가 뛰어난 화이트 와인 최고 품종 아시르티코(Assyrtio) 품종을 사용한다. 그리스의 건조한 땅에서 자란 이 품종은 “그리스 포도밭의 생존자(survivor of the Greek vineyard)”로도 불리우는데, 이는 데우칼리온의 스토리를 떠오르게 했다. 자연의 악재에 대항하여 이겨낸, 영원의 가치를 반영하는 스토리를 담은 것이다.  라벨 디자인을 맡은 그리스의 브랜딩 회사 ‘THE BRANDHOUSE’은 이와 같은 스토리를 오늘날의 생존과 이에 대항하는 투쟁에 적용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현 시대의 소방관의 모습을 담았다. 화이트와인 색감과 어우러진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소방관의 이 추상적인 묘사는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든다. 비 개인 오후 햇살이 드리우는 듯한 이미지들, 그 속에서 홀로 걸어가는 소방관의 모습은 병에 갇혀 있는 것 같기 보다는 되려 어디론가 나아가는 듯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이상의 확장된 공간감이 느껴지도록 만든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상상력을 전달하는 라벨임이 분명하다. 와인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텍스트가 아닌 하나의 강력한 이미지로 서술하는 감각적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0/11/dinamite-collection.html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0/11/dinamite-collection.html

Gut Oggau

Label story 531월 27, 2021 글 | 레이블갤러리 내추럴 와인에 대한 국내 관심도가 올라갔다. 트렌드에 민감한 신규 소비자들의 유입이 큰 이유가 될 듯하다. 다양한 내추럴 와인 중에서도 개성 있는 라벨과 맛을 모두 갖춘 Austria(오스트리아) Gut Oggau(구트 오가우) 와인이 있다. 구트 오가우는 2007년 Eduard Tscheppe(에두아르 츠체페)와 Stephanie Tscheppe(스테파니 츠체페) 부부가 오스트리아 Burgenland(부르겐란트)의 오가우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하여 생산된 와인이다. 그들은 200년 된 수동 압착기를 포함하여 20여년 이상 버려졌던 17세기 Winery(와이너리)를 복원했다. 버려진 20년동안 포도원는 살충제와 비료를 포함한 모든 인위적 요소에서 벗어나 있어 ‘Biodynamic(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하여 내추럴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다. 저장고에 나열되어 있는 와인들을 마주하였을 때, 츠체페 부부는 각각의 와인들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다. 그들은 와인의 특징을 담은 가상 인물을 만들어 이름과 얼굴, 성격 등을 설정했다. 유명 아티스트 Jung von Matt(융 본 맷)이 그린 이 라벨 속 인물들은 각 와인의 개성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이들을 한 가족으로 연결 지어 마치 살아있는 오가우 마을의 일원인 것처럼 표현했다.  구트 오가우는 Blaufrankish(블라우프랑키쉬), Zweigelt(츠바이겔트), Gruner Veltliner(그뤼너 펠트러너), Welschriesling(웰쉬리슬링), Weissburgunder(바이스 브루군더), Gewurtzraminer(게부르츠트라미너)의 6가지 포도품종을 브랜딩하여 3대를 대표하는 10개의 와인을 만들었다. 젊은 세대에 속하는 Atanasius, Theodora, Winifred는 보다 솔직하고 대담한 활기 넘치는 와인이다. 그들의 부모들인 Joschuari, Wiltrude, Emmeram, Timotheus, Josephine은 포도원에서 강한 햇볕에 좀 더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잘 익은 상태로 농축되었기에 바디감이 강한 와인으로 태어났다. 가장 윗세대인 Mechtild와 Bertholdi는 그들의 라인업에서 가장 전통적인 와인을 생산하는 오래된 단일 포도로 생산된 와인이다. 스테파니는 “이들은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같은 공기로 숨 쉬고 자랐기 때문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라 말한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관계 그 이상으로 현실에서도 구트 오가우의 와인들은 진짜 가족인 셈이다. 또한 츠체페 부부는 포도 품종과 생산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앞면 라벨에는 흑백 초상화, 인물의 이름, 기본적인 와인의 종류 외에는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다. 병의 뒷면에는 인물의 캐릭터에 관한 간략한 설명과 그들 가족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새겨져 있는데, 이들 중 Theodora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Wiltrude의 딸. 명랑하고 활기찬 태도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폭풍으로 사로잡는, 순진하지만 호감이 가는 젊은 아가씨. 그녀는 엄마처럼 매력적이면서도 동시에 뻔뻔스럽고 우아하다. 오가우 가의 장난꾸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장 믿음직스럽고 한결같다. 사랑하는 할머니 Mechtild,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삼촌 Emmeram과 특히 가까운 사이랍니다.” 매 빈티지 마다 와인 라벨은 새로 그려지는데, 한 해가 지날수록 캐릭터 또한 나이를 먹고 세월에 따라 변화한 빈티지 와인의 특성이 표정과 기분으로 표현되는 것도 오가우 라벨의 재미 요소 중 하나다.사실, 와인을 의인화하여 마케팅 하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트 오가우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가상이지만 디테일한 내러티브는 친밀하고 위트 있게 느껴진다. 각각의 와인이 갖는 고유의 개성을 하나의 인물로 표현하고, 그들 간의 관계를 가족으로 연결 지어 스토리텔링한 기발함이 돋보이는 라벨이다. 참고 & 이미지출처 : https://punchdrink.com/articles/meet-gut-oggau-wine-portraits-austria-family-of-wines/https://www.gutoggau.com/http://www.jennyandfrancois.com/wines-2/austria/gut-oggau

Nozze D’Oro

Label story 5212월 23,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이탈리아의 타스카 달메리타 와이너리(Tasca d ‘Almerita Winery)의 기념비적인 와인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재 출시되었다. 타스카 달메리타는 1830년 설립되어 200년 동안 8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이태리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와인은 1984년 쥬세페 타스카 달메리타(Giuseppe Tasca d’Almerita) 백작이 결혼 50 주년을 기념하여 아내인 프랑카(Franca)에게 바치는 와인으로 처음 생산되었다. 아내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담은 이 와인은 라벨에서도 스토리를 이어간다. 처음 이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흔치 않은 구조적 라벨 디자인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3차원 라벨을 펼치는 행위는 마치 비밀의 상자를 펼치는 것과 같고 표면의 푸른색 라벨지와 대비되는 황금색 내지의 은은한 빛은 마치 그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듯하다. 사실 이 형태는 타스카 달메리타 와이너리의 대표적인 이미지, 푸른색 문을 표현한 것이다. 쥬세페 백작은 창문, 문, 셔터와 같은 와이너리 내에 있는 열 수 있는 모든 구조물들은 모두 파란색으로 칠하라 명하였는데, 이는 현재 그곳의 상징적 요소가 되었다. 푸른색 창문을 활짝 열면 나타나는 광활한 포도밭과 이를 빛나게 하는 강렬한 태양, 장소가 갖는 특징을 라벨 위에 담아낸 것이다.  여기서 라벨의 내지는 금색 알루미늄 포일(foil)지를 사용하여 빛이 반사되는 효과를 주었다. 그 은은한 금빛은 무언가를 비추는데, 이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타스카 부부의 얼굴을 양각 이미지로 나타낸 것이다. 그 아래에는 금혼식 당일 타스카 백작의 아내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다짐하며 새긴 서명을 발견할 수 있다. 이탈리아어로 새겨진 와인의 이름 ‘Nozze D’Oro’ 는 ‘금혼식’을, 그 아래 새겨진 글귀’dedicato a mia moglie con amore immenso’는 위대한 사랑으로 아내에게 헌신을 을 뜻한다. 와이너리의 장소적 특징을 아이디얼하게 표현함과 동시에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담은 라벨이다. 본 라벨은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디자인 공모전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2020(Red Dot Design Award 2020)에서 패키지 디자인(Packaging design)부문을 수상하는 명예를 얻었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0/11/nozze-doro-tasca-dalmerita.htmlhttp://www.luxoro.it/it-IT/highlight/nozze-d-oro-etichetta-speciale-luxoro-2020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0/11/nozze-doro-tasca-dalmerita.htmlhttp://www.luxoro.it/it-IT/highlight/nozze-d-oro-etichetta-speciale-luxoro-2020

Dinamite Collection

Label story 5111월 20,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포르투갈 Bairrada(바이라다) 지역의 점토질 석회석 토양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 컬렉션이 출시되었다. Nº1 ROSÉ(로제), Nº2 BLANC DE NOIRS(블랑 드 누아), Nº3 BLANC DE BLANCS(블랑 드 블랑)으로 구성된 이 에디션은 언뜻 보면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단순한 라벨 디자인이다. 수학기호를 연상시키는 백색 라벨지 위에는 와인의 종류정도의 단순 정보만이 표기되어 있다. 기하학 형태의 백색 라벨지 끝에 붉은색 플래그가 있다. 호기심에 이를 잡아당기고 방향을 따라 찢어 내려가면 새로운 이미지가 등장한다. 전면 라벨의 군더더기 없는 모던한 스타일과 후면 라벨의 빈티지한 이미지가 융합되어 반전을 준다. 이렇게 등장한 후면 이미지에서 제품명(Dinamite,다이너마이트)과 생산연도를 확인할 수 있다.  디자인 컨셉 또한 다이너마이트로 이어진다. 소비자로 하여금 스파클링의 ‘폭발’적인 와인의 풍미를 은유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를 라벨에 차용했다. 다이너마이트 점화 시 사용되는 ‘Fuse(퓨즈)’를 연상시킬 수 있도록 당기고 찢는 Overlay(오버레이) 라벨을 활용하였다. 찢어 내려가는 라벨의 모습은 마치 타 들어가는 퓨즈 불꽃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 첫인상이 달라졌다. 그저 모던하고 심플한 옷을 입은 것 같던 와인병이 뜯겨진 라벨 한 줄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 그로 인해 헤드라벨과 마개부분까지도 묵직한 분위기의 구조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이너마이트가 오버랩 된다. 와인병이 모델이라면 라벨은 모델이 입은 옷과 같다는 누군가의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절제된 디자인과 숨겨진 위트가 독특한 오버레이 방식과 더해져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만한 라벨이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0/11/dinamite-collection.html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20/11/dinamite-collection.html

Winnogóra

Label story 509월 01,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와인 라벨은 다양한 기호, 자연물, 인공물, 텍스트 등 다양한 이미지와 글자들로 꾸며져 저마다의 특색을 드러낸다. 폴란드에서 생산되는 Winnogóra 와인에는 보통의 와인 라벨에서는 조금 보기 힘들었던 오브제인 올드카가 등장해 흥미를 유발했다. 라벨에 등장한 올드카는 Polish Fiat 125p 라는 모델명으로 폴란드에서 1967~1991년 사이에 제조된 차량이라고 한다. 정확한 차종이나 제조된 년도 등을 곧바로 알아채는 것은 힘들지만, 한 눈에 보아도 클래식카라는 정도는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해당 모델의 특징을 잘 살린 일러스트가 라벨에 가득 들어차 있다. 포도주와 자동차의 연관성이 의아했으나 Winnogóra의 포도 농장인 Winnica w Ogrodzie의 소유주가 선호하는 차종이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비롯해 디자인 되었다고 한다. 4가지 와인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모두 같으나 화이트, 로제, 레드의 종류에 따라 컬러가 다르게 매칭되었다. 화면에는 단지 옆모습만이 묘사되었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일러스트로 차종의 특징을 잘 잡아낸 듯 보인다. 차량의 내부에는 포도를 단순화 한 것 같은 기호들이 가득 차 있고, 열린 트렁크의 틈 사이로 그것들이 쏟아져 나가고 있다. 그리고 각 부분을 설명이라도 하려는 듯 표시선이 어떠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각 부분에 표기되어 있는 내용들은 언뜻 보면 차체에 대하여 설명하려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와인의 성분을 그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차체(car body)의 색상은 해당 와인의 컬러인 화이트, 로제, 레드 등에 맞는 컬러명을 기입했으며 자동차 계기판을 연상케 하는 기호들은 제품의 용량과 알코올 함량을 나타낸 것이다. 보다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와인의 빈티지, 와이너리 이름 등의 정보 역시 모두 포함되어있다. 이렇게 소유주의 개인적인 취향에서 비롯된 디자인이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도 흥미를 끌만 한 위트 있는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된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Jorge Mariani

Label story 497월 31,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색지를 조각조각 가위로 오려낸 듯한 모양.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Jorge Mariani 와인의 라벨 위에는 비정형의 알록달록한 형태들이 흩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파스텔 톤의 컬러가 주를 이루며, 그 밑으로는 필기체로 브랜드 이름이 그리고 와인의 종류가 쓰여 있다. 쪼개진 요소들로 인하여 라벨 전면이 꽉 채워져 보이지만 단순하고 입체감이 없기에 가볍고 발랄한 이미지를 풍긴다.  흩어진 도형들은 저마다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organic’, ‘champagne glass’, ‘grape’, ‘small farmer’, ‘mountains’ 식으로 모두 자연과 연관된 것들이다. 잎과 그 아래로 크고 작은 알맹이들을 단순화한 형태인 ‘포도’, 그리고 사람의 얼굴과 몸통을 표현한 ‘작은 농부’. 사실 이 이미지가 그러한 것들을 묘사했다 명시하지 않으면 쉽게 알아 채지 못할 정도이지만, 뜻을 알고 보니 그렇다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형상들이다. 각각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치 가위로 오려낸 듯 둥글고 각진 선들이 의도적으로 삐뚤게, 그러나 과하지 않게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시각적으로 좀 더 가볍고 편안한 인상을 준다. 포도주, 그러니까 와인 라벨에 포도나 그것을 재배하는 밭인 포도원 등과 연관된 자연의 이미지가 등장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진부하고, 당연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름의 추상적인 기호를 만들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로제 와인 특유의 핑크 빛 컬러와 잘 어울리는 산뜻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