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é breve

Label story 486월 30,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감사, 축하, 애도, 응원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편지를 쓰거나 선물을 하거나 혹은 직접 다가가 그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겠다. 특별한 누군가에게 이러한 마음을 드러내는데에 텍스트만큼 분명하고 강력한 매체가 또 있을까. 단지 어떠한 사물에 그 의미를 담아 전할 수도 있겠지만 직접적인 문자만큼 정확한 건 없을지도 모른다. 스페인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프로젝트 형식으로 디자인한 Seré breve 와인은 위와 같은 ‘문자’가 같는 특징을 라벨에 적용하였다. Seré breve 와인의 종류는 총 3가지이며, 각각의 라벨에는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텍스트만이 가득하다. 무수한 글자들이 병을 감싸고 있는데, 이것들은 어떠한 글귀가 아니라 단어들이 나뉘어져 마치 어린아이들이 글자공부를 할 때 쓰는 낱말카드와 비슷한 모양새다. 이 단어들은 모두 각각의 스티커(라벨)들로 되어있어 사용자는 이를 활용해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스티커에 쓰여진 단어들은 축하, 감사, 칭찬, 사랑 등 소중한 이들에게 하고픈 따뜻하고 긍정적인 의미로 가득하다. Seré breve의 제작의도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기에 상업적으로 판매될 계획은 없다고 한다. 받는 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문구를 부착한 와인을 담는 포장지는 그 비밀스러운 내용물을 노출없이 전달하기 위해 나무로 사방을 꼭꼭 감춘 캐리어로 제작했다. 친구나 가족에게 애정을 담은 선물을 하고자 한다는 컨셉으로 디자인 된 Seré breve 와인라벨. 편지나 선물 포장지의 인사 태그의 특징을 차용해 위트 있는 라벨을 디자인하고, 그에 맞는 케이스를 더해 받는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단순하지만 분명하고 명확하게 그 뜻을 표현한 디자인이 갖는 힘이 돋보인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te-vino

Label story 476월 02,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와인, 술 등 각종 음료 그리고 식료품에 부착되는 다양한 디자인의 라벨에는 수많은 이미지와 텍스트가 곁들여져 상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림이나 사진 등의 이미지는 특정 상황이나 인물 혹은 오브제 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추상적으로 어떠한 느낌을 전달해주기도 한다. 그에 비해 텍스트는 비교적 분명하게 그 드러내는데, te-vino는 그러한 특성을 잘 활용한 라벨을 디자인했다.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te-vino 와인의 라벨 디자인은 이미지가 철저히 배제된 오로지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다. 컬러는 총 3가지 종류이며, 각 라벨에는 메인 컬러와 블랙의 텍스트만이 존재한다. 라벨에는 짤막하게 쓰여진 단어와 그 아래로 크기가 다른 블랭크들이 구역을 나누고 있다. 이것들과 마주한 이들은 아마도 본능적으로, 매우 자연스럽게 비워진 칸마다 어떠한 내용을 적을 수 있음을 알고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할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작게 쓰여진 단어를 확인할 것 같다. 의도적으로 여백을 만들고, 사용자가 그곳을 어떠한 내용으로 채우고 싶게 만드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위트 있는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여백에는 날짜, 시간, 장소 그리고 ‘Denunciante’, ‘Denunciado’라 적혀 있는데, 이는 스페인어 사전적의미로 ‘신고하는’ 그리고 ‘신고된’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 밑으로는 ‘목적’, ‘이유’, 동기’ 등의 뜻을 나타내는 ‘motivo’와 ‘개선’ 등의 의미를 갖는 ‘bonificación’이 자리했다. 마지막 서명란까지 언뜻 그 의미만 보면 대체 와인과 무슨 관련이 있나 싶은 단어들이다. 아마도 와인을 선물하는 날짜와 시간 그리고 주고, 받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써넣게 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어쨌든 이 와인을 선물하거나 혹은 받는 이, 또는 직접 구매한 구매자들은 저마다 빈 공간을 각기 다른 저마다의 내용들로 채워 나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이며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자필로 써 내려간 나만의 라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고 명료한 아이디어로 와인을 접한 이들 모두 자신만의 특별한 라벨을 갖게 하는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White Sheep Co.

Label story 465월 06,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촘촘하게 짜여진 섬유의 한 면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 마치 양이 수놓아져 있는 듯 보이기도 하는 조금은 독특한 라벨 디자인이다. 양과 양털이 주는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이 저절로 연상이 되어서인지 라벨이 감싸고 있는 병에 담긴 음료 역시 우유나 티가 아닐까 짐작했지만, 내용물은 술이다. 오클랜드에 위치한 White Sheep Co.에서 제조되는 것들로 이곳에서는 종류는 진, 보드카, 칵테일 등을 취급하고 있다. 앙증맞은 일러스트와 대비되는 도수 높은 알코올을 품고 있는 양의 모습에 어쩐지 반전의 매력이 느껴진다. 보통 뉴질랜드라 하면 와인이나 각종 주류를 제조하고 생산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데, White Sheep Co.은 보다 자신들의 특색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과거 내몽골 Inner Mongolia에서 수세기 동안 증류된 우유를 마셔왔다는 이국적인 문화를 인상깊게 여겼다. 이들은 양우유를 증류하여 보드카나 진 등 각종 알코올과 발효하여 코품질의 주류를 생산해내고 있다. 따라서 라벨의 디자인은 보다 명확하게 그들의 컨셉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꽤나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픽셀아트처럼 보이다가도 가까이 다가서 보면 잘 짜여진 텍스타일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얇은 실들이 정교하게 직조되어 한 마리의 양을 그려냈다. 그 아래로는 White Sheep Co.의 로고가 심플하게 자리했다. 전체적으로 라벨에 털실의 질감이 표현되어서인지 시각적이기 보다 촉각적으로 다가오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Ktima Kissa

Label story 454월 01,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Ktima Kissa라는 와인 브랜드는 1949년부터 3대째 이어 내려오는 꽤나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이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그들의 전통과 특색을 잃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잘 맞추어 나아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Ktima Kissa의 로고와 라벨 디자인은 위와 같은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언뜻 보면 아주 단순하지만 이들은 점 하나, 선 하나에도 나름의 의미를 두었다. 3개의 점을 잇는 3개의 선, 그리고 그 안에 각 모서리를 잇는 또 다른 선 3개가 있다. 이 점들은 고대 그리스 도시인 델포이, 올림피아, 그리고 에피다우로스를 나타내는데, 지도상에서 이 도시를 연결하는 점들을 이어 붙이면 삼각형 모양이 된다. 그리고 그 도시를 잇는 또 하나의 도시가 바로 트리칼라라는 곳으로, 이 지역은 삼각형 안의 선들이 교차되는 중심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인들에게 델포이와 올림피아 그리고 에피다우로스 고대 그리스의 가장 신성한 장소라 할 수 있으며, 이 곳을 잇는 트리칼라는 상징적이고 원초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 여기는 지역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Ktima Kissa의 로고이다. 그리고 와인의 라벨에는 로고와 유사한 점과 선들로 이루어진 간결한 문양들이 디자인되었다. 종류는 모두 4가지인데, 각각의 이름은 모두 그리스에 위치한 지역의 명칭을 따왔고, 라벨 디자인은 각 지역의 특색을 위와 같은 간결한 형상으로 묘사하였다. 고대 그리스는 긴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면에서 와인 문화의 발상지라고도 할 수 있다. 와인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주신酒神인 디오니소스가 인간에게 준 선물로 여겨진다.[1] Ktima Kissa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라벨을 디자인 했다기 보다는 와인이 갖는 깊은 역사와 의미 그리고 고대 그리스 지역에 대한 애정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접근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보다 감각적이고 심플하게 변화된 Ktima Kissa의 라벨은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많은 의미들을 세련되게 드러내고 있어 그들이 지나온 오랜 시간 뿐 아니라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1] 네이버 지식백과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Psychedelic lyric bottles

Label story 443월 03,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원색의 강렬한 라벨. 대비되는 두가지의 컬러를 사용하여 심플하지만 보다 강력한 효과가 돋보인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라벨 디자인은 술이나 음료 혹은 기타 상품을 패키징 한 것이 아니라 빈 보틀에 부착된 것이다. 호주에서 제작된 이 유리병은 Psychedelic lyric bottles이라고 한다. 작은 유리병에 코르크 마개가 씌워 있고, 병 입구 쪽에는 또 다른 종류인 라벨, 그러니까 실과 종이로 엮어진 네임택이 자리한다. 네임택에는 ‘DRINK ME’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호기심으로 마시게 되는 작은 약병을 그 컨셉으로 하여 디자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용자는 이 빈 용기를 자신의 기호에 맞게 채워 사용하거나 혹은 그냥 이렇게 비워진 채로 둘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이 빈 유리병에 부착된 라벨의 전체적인 컨셉은 이름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사이키델릭’이다. 사이키델릭은 ‘정신’이라는 뜻의 ‘psyche’와 그리스어로 ‘눈으로 보이는’, ‘분명한’ 뜻을 가지고 있는 ‘d’elsos’라는 단어가 합해져 만들어진 말이다.[1] 사전적인 뜻으로는 ‘환각제를 복용하여 환각 상태에 있는 것.’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예술분야 특히 회화나 음악의 장르 중 하나인 ‘록rock’에 붙여 쓰이기도 한다. 각 라벨에는 바로 60년대 사이키델릭 록 가수와 그의 노래 제목 그리고 가사가 쓰여 있다. 당대 시대를 풍미했던, 그리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록 가수의 명곡 타이틀과 해당 노래의 주요 주제를 나타내는 심볼과 같은 기호들이 자리한다. 알약, 태양, 다이아몬드 등의 형태들이 그러한 것이다. 라벨 디자인 자체만으로는 굉장히 간략하고 심플하지만 전체적인 컨셉부터 디테일까지 숨어 있는 작은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유리병을 담고 있는 나무상자에는 각 라벨에 등장하는 모양들이 자리하고 있다. 또 상자 안에는 Jefferson Airplane, Cream, The Beatles, Pink Floyd, The Electric Prues의 노래 제목과 가사가 담긴 작은 팜플렛이 담겨있다. 궁극적으로 이 패키지 디자인의 목적은 많은 사람들이 전설이 된 사이키델릭 록과 문화적으로 좀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 한다. 사용자들은 이들의 의도에 따라 록이라는 장르에 더욱 가까워질 수도 혹은 이 빈 병을 저마다의 생각과 느낌으로 채워 나갈 수도 있겠다. [1] 네이버 지식백과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Macario Mezcal

Label story 432월 04,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의도적으로 찢겨진 것처럼 연출 된 라벨의 형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통 상품에 부착된 라벨은 반듯하거나 혹은 어느 정도 각을 깎아내거나 홈을 파내는 정도이다. 물론 간혹 이렇게 거칠게 마감이 된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Macario Mezcal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술의 한 종류이다. 메스칼(Mezcal)은 멕시코 증류주의 하나로 부르는 명칭은 저마다 다르다고 한다. 용설란이라는 식물로 만들어진 이 술은 멕시코 남부인 오악사카(Oaxaca)주에서 생산된 것을 최고급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바로 Macario Mezcal의 라벨에는 이러한 최고의 증류주를 만드는 오악사카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Macario라는 이름 역시 멕시코에서 활동했던 유명한 소설가인 후안 룰포(Juan Rulfo)의 단편소설인 「Macario」에서 따온 것이다. 오악카사 혹은 와하카라 불리는 이 곳에서는 1년에 한 번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축제가 열려 산 자와 죽은 자들이 만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Macario의 전반적인 컨셉 디자인에는 이러한 문화에 영감을 받은 다양한 도상와 기호 그리고 이미지가 등장한다. 거칠게 찢겨진 느낌으로 연출된 라벨에는 아마도 Macario의 M을 뜻하는 알파벳과 그 위로 달을 뜻하는 기호가 작게 새겨져 있는데,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축제에 걸맞는 ‘밤’의 이미지를 압축시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옅고 흐릿한 컬러감과 블랙이 주를 이루는 텍스트들이 배치되어 있어 오묘한 느낌이다. 크기가 작은 텍스트들은 마치 스탬프로 찍어낸 듯 희미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 역시 전반적인 컨셉을 위해 의도한 듯 보인다. 라벨은 이렇게 비정형으로 병을 감싸 부착되어 있고, 이 상품을 포장하는 상자에도 손으로 찢어낸 듯한 것으로 마감이 되어있다. 사실 형태가 이런식으로 마감이 되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감각적인 결과물로서 나타나지가 쉽지 않은데, 절제된 디자인과 과감한 시도로 충분히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만한 라벨임에는 틀림이 없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Lidl

Label story 421월 02, 2020 글 | 레이블갤러리 세계적인 체인 마켓이라 할 수 있는 Lidl. 그 중 그리스에 위치한 이 마켓에서 최근 특별한 와인을 출시했다. 라벨 디자인은 이미지와 텍스트 모두 블랙 한 컬러를 사용하였고, 각각 마다 동일하게 레드로 포인트를 주어 강렬한 대조를 드러냈다. 라벨 전면에 자리하고 있는 각 문양은 마치 픽토그램, 아이콘 등을 연상케 한다. 최소화된 묘사로 많은 의미를 담아내고자 한 것 같다. 총 20가지의 라벨 디자인 중 일부는 곧바로 무엇을 나타낸 것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한 반면, 몇몇은 많은 의미를 기호화 하여 표현한 것처럼 그 뜻을 한눈에 읽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라벨의 윗부분에는 와인의 이름이 그 밑으로는 작게 01/20과 같은 형식으로 번호가 새겨졌는데, 자세히 보니 각 라벨 디자인마다 그 번호를 달리한다. 아마도 순서가 정해진 모양이다. 그 밑으로는 쓱쓱 그려낸 듯한 삽화가 자리하고 있으며, 뒷면으로는 해당 삽화와 관련된 짤막한 스토리가 라벨 전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야기의 주제는 와인과 관련된 좋은 추억이나 러브스토리, 감동적인 내용 나아가 신화나 초현실적인 이야기, 수학 이야기까지 다방면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각각의 스토리는 모두 다른 스타일의 문체로 쓰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고 한다. 그 중 코와 입을 형상화 한 삽화에는 ‘입’이 하는 행위에 대해 재치 있으면서도 어딘가 묘한 이야기를 담았다. ‘The Cat With Mouthful’이라는 제목으로 입이 하는 행위 그러니까 둥글게 말하고, 음식물을 잘게 부드럽게 씹어 위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일. 그리고 와인을 마시며 재미있는 농담을 던지는 커다란 입에 대한 내용이다. 어떠한 사건이나 추억 등을 불러 일으킬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와인을 한잔씩 하며 가볍게 읽어 넘길 수 있는 정도이다. 라벨의 앞면은 일러스트 뒷면은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책을 펼쳐 놓은 모습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 한다. 따라서 앞면 라벨의 끝 부분은 한 페이지가 뜯겨 나간 것과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해 찢겨진 종이를 묘사했다. 이러한 컨셉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인지 라벨은 종이라는 질감이 더욱 두드러지는 종류로 택한 것처럼 보인다. 개별적인 라벨 디자인 자체로서는 아트웍의 느낌이 약하지만 대형 마켓에서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해 이러한 컨셉을 가지고 20가지나 되는 삽화를 그려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컨셉을 유지하며, 각 라벨마다 짤막한 스토리를 개입시킨 일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이와 같은 시도는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Smokin’ Barrels

Label story 4112월 03, 2019 글 | 레이블갤러리 다채로운 색감과 조금은 기괴해 보이는 인물의 형상. 이는 오스트레일리아의 Smokin’ Barrels이라는 와인 브랜드의 라벨 디자인이다. 현재는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의 한 샵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곧 그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통 와인의 라벨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러니까 담고 있는 와인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정해진 위치에 비교적 엄격하게 담겨있는 것이다. 하지만 Smokin’ Barrels의 라벨에는 그러한 인포가 없다. 의도적으로 없앤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와인의 가격은 $15~20정도라고 한다. 젊은 고객을 타겟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라벨을 디자인한 Conershop이란 그룹은 라벨 디자인에 와인의 가치나 정보 등을 애써 드러내지 않은 이유를 젊은 고객들의 특성에 맞추어 그저 재미를 위해 장난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디자인했다고 한다. 와인은 총 3종류이다. 라벨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3명으로 그들이 표현된 구도와 연출은 마치 누군가의 초상화를 연상케 한다. 묘사는 사실적이지 않으며, 눈, 코, 입의 위치와 크기는 다시점(多視點)을 적용한듯 조금은 기괴하다. 각 라벨에 등장하는 캐릭터에는 ‘WILD BILL’ Shiraz, ‘BUTCH’ Merlot, ‘ANNIE’ Chardonnay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들은 Wild West 서부 개척시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다. 주로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에서는 총잡이와 카우보이, 무법자 등이 등장하는데 ‘WILD BILL’ Shiraz는 당대 가장 유명한 총잡이인 James Butler Hickok (그의 애칭은 ‘Wild Bill’ Hickok이었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BUTCH’ Merlot은 ‘Wild Bunch’라 알려진 무법자들의 우두머리인 butch Cassidy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당대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면 좀 더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디자인 자체만으로 충분한 매력을 풍기고 있음은 분명하다. 앞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여러 상점과 레스토랑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그들의 독특한 발상으로 변화할 라벨들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Naipse wines

Label story 4011월 01, 2019 글 | 레이블갤러리 스페인의 오래된 포도원에서 생산된 포도로 제조되는 와인 브랜드인 Vinos de Terruños. 그 중 스페인 카드놀이를 컨셉으로 와인 라벨을 디자인한 Naopes wines을 소개하고자 한다. ‘naipes’는 스페인어로 ‘cards’라는 뜻으로, 직접적으로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명시했다. 종류는 총 4가지로, Naipes라 총칭되나 각각 마다 붙여진 이름은 다르다. 그러니까 Naipes BRISCA, Naipes MUS, Naipes TUTE, 그리고 Naipes Guiñote까지 4가지 인 것이다. 이 각각의 이름은 모두 스페인 카드놀이 종류의 이름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밝은 컬러감의 라벨은 작은 형태들이 주를 이루는 삽화들로 빼곡히 차 있다. 일러스트로 표현된 여러 요소들은 스페인의 ‘플레잉 카드 (Playing card)’에 등장하는 인물과 표식들이다. 오늘날 세계 전역에서 표준카드로 사용되는 52장을 한 벌로 하는 프랑스 카드는 에이스, 킹, 퀸, 잭이 있지만[1] 스페인의 플레잉 카드에는 잭, 나이트, 킹이 있다. 따라서 이 세 인물이 Naipes wines의 라벨에도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단순화되어 만화적인 형태로 묘사되어 있다. 한 눈에 보면 4가지 종류의 라벨들이 매우 유사해 보이나 자세히 다가가면 등장하는 모티브들 그리고 기법 역시 제 각각이다. 붉은색 바탕에 흩어져 있는 얼굴들. 다양한 표정을 하고 있고, 모두 다른 생김새이나 공통적으로왕관을 쓰고 있다. 아마도 카드에 등장하는 ‘킹’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다. 실제 카드에는 위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이 라벨에서는 친근하고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 마치 손그림으로 쓱쓱 그려낸 듯 해 보이는 터치들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위의 디자인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라벨이다. 역시 단순한 형태로 카드 속 요소들인 말이나 검, 그리고 왕의 모습이지만 옅은 색감과 흩날리는 듯한 색감 표현은 수채화 물감을 풀어 그린 것 같다.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형상들이 라벨 전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지만, 맑은 색감 때문인지 비교적 여유로워 보인다. 이 외에 두가지의 라벨 역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형태들이 묘사되고, 표현되었다. 커다란 하나의 컨셉을 잡았지만 각각을 시각화 하는 기법적인 측면이 다르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전체적으로 ‘카드’라는 컨셉을 삽화와 와인의 이름에 붙임으로써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냈다. 카드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와인을 마시며 라벨 곳곳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1] 네이버백과사전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
Amalberga

Label story 3910월 05, 2019 글 | 레이블갤러리 이탈리아 와인 브랜드인 Amalberga은 ‘손’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에 주목하여 라벨을 디자인한다. 각종 모션을 취한 손들이 다섯가지 종류의 와인을 나타낸다. 우리 신체의 일부이기도 한 손이 이렇게 단독으로 떨어져 나와 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언가를 떠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 혹은 병을 감싸고 있는 듯한 동작들은 어딘지 모르게 우아해 보이기까지 한다. 라벨에는 특정 모션을 취한 손이 굉장히 단순화되어 표현되었다. 손톱이나 주름, 마디 등의 디테일을 제거하고 형태만 단순화하여 표현했다. 컬러는 총 5가지이며, 와인의 각 종류에 맞추어 각기 다른 동작과 색으로 구분된다. 흥미로운 것은 상품에 부착된 라벨에는 심플한 형상만이 프린팅 되어 있으나 컨셉 아트에서는 병 주위로 실제 사람의 손이 등장한다. 와인 병을 감싸 쥐고 있거나 위로 당기는 듯하거나 혹은 받치고 있는 실제의 것들이 분위기를 좀 더 극적으로 만든다. 이들은 ‘손’을 농작물과 소통하고, 그것들을 보호하고, 돌보아 주고, 느낄 수 있는 매개체라 설정했다. 따라서 라벨과 컨셉 아트에 등장하는 모션은 신의 손길, 그리고 인간의 손길을 표현했다고 한다. 농작물이 신의 손길로 인해 무사히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농민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손은 내가 아닌 타인 혹은 사물과 접촉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며, 우리는 손을 통해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동작에 불과할 수도 있고,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Amalberga는 이에 영적인 의미를 담아 와인의 주 원료인 포도 농작물이 잘 자라나기를 바랐다. 자칫 지나치게 심오하여 조금은 난해해 보일 수 있는 컨셉을 원 컬러만을 사용해 단조롭고 세련되게 연출한 점이 흥미롭다. 참고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이미지 출처 :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