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16
The Booth Brewing Co. 더 부스 브루잉
글 | 레이블갤러리
“수제맥주 이제 집에서도 즐기세요.”라는 문구가 자주 눈에 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수제 맥주라는 이름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크래프트비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수제 맥주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펍들 역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방법은 단연 시각을 사로잡는 디자인일 것이다. 물론 맛과 품질이 갖춰져 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다양한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며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 The Booth Brewing(이하 더부스 브루잉)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아티스틱한 맥주 브랜드’라는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탄생한 맥주들은 ‘대동강 페일 에일’,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국민 IPA’,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만든 ‘ㅋ IPA’ 그리고 가장 최근에 노홍철과 협업한 ‘긍정신 레드에일’ 등이 대표적이다.
4가지 맥주 각각의 라벨 디자인 모두 강렬한 색감과 키치한 일러스트가 주를 이룬다.
국민 IPA는 Soña Lee (소냐 리)라는 작가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한복을 입은 더부스의 캐릭터인 ‘부스맨’이 구름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이미지와 위쪽의 ‘국민’이라는 금박의 궁서체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곡이였던 ‘ㅋ’의 발매와 함께 출시 된 ‘ㅋ IPA’. 기성 맥주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네이밍이다. 다른 디자인들에 비해 컬러감이 화려하지는 않으나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들어노는 ‘ㅋ’이란 커다란 문자가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기하 밴드의 특유의 분위기와 재치가 더해져 탄생한 디자인. 아마 ‘ㅋ’ 이라는 곡을 몰랐다면, 맥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절로 나오는 소리를 자연스레 떠올리지 않을까.
가장 최근에 출시 된 ‘긍정신 레드에일’은 단번에 ‘그’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디자인에 직접 참여한 노홍철은 뚜껑에는 자신의 시그니처인 손모양을 담았고, 전면에는 그의 특유의 표정이 담겨있는 캐릭터가 자리하고 있다. 다른 맥주 라벨 디자인 하단에는 더부스 브루잉 로고가 박혀 있으나, ‘긍정신 레드에일’에는 ‘노홍철 천재’라는 문구가 금박으로 새겨져 있다.
이 맥주들은 모두 종류에 맞는 잔과 함께 판매가 된다. 잔을 담은 상자의 윗면에는 해당 맥주 로고가 입혀진 동그란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동일한 상자에 디자인만 다른 라벨들을 부착하여 상품을 패키징 하는 것이다.
하나의 제품을 출시 할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 거리가 많은 라벨 디자인을 선보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더부스 브루잉의 공동대표이자 브랜딩 팀장인 김희윤, 강명희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좀 더 새로운 병, 재미있는 라벨’을 만들어내고 싶어 최근에는 야광도료를 사용한 라벨을 고안하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저가의 맥주시장에서의 비싼 재료를 사용하여 라벨을 디자인 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맛을 보기도 전에 겉모습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라벨들.
이들은 매번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켜 나간다. 협업하는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기에 그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놓으면 자칫 본래 가지고 있던 색을 잃을 수 있는데, 더부스 브루잉은 그것을 잃지 않고 꾸준히 자신들만의 뚜렷한 색을 유지해 가고 있다.
참고: 월간디자인, 더부스 브루잉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출처:모두 더부스 브루잉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