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59
SAGA
글 | 레이블갤러리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퀘벡(Quebec)에서 ‘SAGA GRAND GIN’이 출시됐다. 진은 퀘백 주의 주류 문화가 대중화됨에 따라 인기를 얻고 있는 증류주 중 하나이다. 이에 최근 몇 년 동안 주 내에서는 새로운 양조장이 많이 생겼고 그 중 SAGA GIN의 양조장은 지방에서 최초로 유기농 생산을 인증 받은 유일한 곳이다.
주류업계 후발주자들에게 있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확립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소비자들은 기존에 애호하던 브랜드를 고집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매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시장진출에 커다란 성공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SAGA GIN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캐나다 에이전시 파프리카(Paprika)에서 기획했다. 병의 라벨에는 강렬한 노란색과 대비되는 흑백의 인물 이미지가 보인다. 그들은 1755년 영국 식민지로 인해 캐나다에서 추방당한 프랑스계 이주민 아카디아인(Acadian)들이다.
파프리카의 크리에이터 Louis Gagnon은 “우리의 주요 목표는 증류소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이다.”라 말했다. SAGA GIN 증류소의 이름인 ‘Grand Dérangement’는 추방당한 아카디아인들을 의미하며 ‘대추방’을 뜻하는 단어이다. 파프리카는 실존하는 네명의 아카디아인을 찾아 그들의 이미지를 라벨 정면에 넣는데, 이는 그들을 기리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노란색 왁스로 눈이 가려져 있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흘러내리는 듯한 왁스로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는 눈을 가린 의도는 그들의 눈물과 영혼을 연상시켜 역사성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라벨 하단에는 오래된 흑백의 인물사진과 더불어 ‘영웅 전설’을 뜻하는 ‘SAGA’가 중앙 정렬로 배치되어 있어 역사적 사건을 절제된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흑백톤의 컬러, 박스 패키지 또한 간결한 레이아웃으로 중요한 역사를 전달하는 흑백신문을 연상시킨다. 서체 또한 브랜드에 고전미를 더해주고 디자인 요소들 간의 균형을 잡아준다.
경쟁에서 눈에 띄는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 이를 위해 SAGA GIN은 역사적 사건을 주된 영감으로 하여 상품에 스토리텔링을 담은 라벨디자인을 선보였다. 퀘벡의 지역성과 그들의 히스토리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담아내어 많은 브랜드들 사이에서 차별성을 꾀했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문화에 공감하고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한 품위 있는 라벨디자인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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