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61
Jim Jim Shiraz
글 | 레이블갤러리
휴 해밀턴(HUGH HAMILTON) 와이너리(Winery)는 남호주 최초 와인 생산 명가이다. 1837년 영국에서 재봉사와 와인 판매상을 했던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이 남호주의 새로운 식민지 애들레이드(Adelaide)로 이주하며 근교에 32헥타르 땅을 사고 가족과 정착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호주 남부에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포도나무가 없었기에 리처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친구에게 부탁해 호주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쉬라즈(Shiraz), 그르나슈(Grenache),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 품종을 받아 심었는데, 이것이 남호주 최초의 양조용 포도나무다.
휴 해밀턴(Hugh Hamilton)의 심벌은 익숙한 듯 낯설다. ‘양’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복슬복슬 새하얀 털이다. 휴 해밀턴은 와이너리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일반적인 하얀 양이 아닌 검은 양, 블랙 쉽(Black Sheep)을 선택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획기적이고 특별한 아이디어로 창조적인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와이너리 공식 홈페이지에는 시크한 블랙 쉽 라벨이 새겨진 다양한 굿즈(goods)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달의 레이블 스토리는 혁신적인 발상으로 와인 메이킹을 선보이는 휴 해밀턴의 데일리 와인 짐 짐 쉬라즈(Jim Jim Shiraz) 다. 래브라도 짐 짐((Labrador Jim Jim)은 와이너리를 지키는 충성스러운 반려견의 이름이다. 짐 짐은 수확기만 되면 희한하게도 잘 익은 쉬라즈 송이만 따서 먹었다고 한다. 포도 감별사 역할을 했던 그는 와이너리의 마스코트와 같았다. 그런 짐 짐이 2010년 11월 세상을 떠나자 해밀턴 가족은 그를 기리기 위해 고유 브랜드 짐 짐 쉬라즈를 만들었다.
라벨 정면에는 감각적인 드로잉으로 표현된 짐 짐의 얼굴이 보인다. 거리에서 마주친 아티스트가 빠르고 능숙하게 그려낸 듯한 일러스트 초상화는 친근한 강아지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 리뉴얼 되기 이전의 라벨은 좀 더 캐릭터화 시켜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었다. 거친 선과 면들은 언뜻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어떠한 디테일보다 명확하게 짐 짐의 캐릭터를 담아낸듯하다. 만나본 적은 없지만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란 충견 짐 짐은 그림 속에서 풍기는 느낌과 같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제비꽃 향기와 오밀조밀한 블랙베리 향을 품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와인은 신나게 강아지가 뛰노는 아기자기한 들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위대한 인물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출시되는 와인은 많다. 반려견을 기리는 이 라벨 디자인은 드문 사례이기도 하지만 와이너리를 누비며 짐 짐이 해왔던 역할과 주인의 애정이 느껴져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참고 & 이미지 출처 :
https://hughhamiltonwines.com
https://daviesfamilyselections.com/wp-content/uploads/2019/08/2017-Jim-Jim-Shiraz-Tasting-Note.pdf
https://www.wine.com/product/hugh-hamilton-jim-jim-shiraz-2018/682113#
https://tilleys-wines.com/products/jim-jim-shiraz-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