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19
술취한 원숭이
글 | 레이블갤러리
술취한 원숭이는 2016년 ‘술샘’이라는 양조장에서 붉은 원숭이의 해를 기념하여 출시한 막걸리이다. 주류의 색과 라벨디자인에 사용된 컬러까지 온몸에 붉은색을 두르고 있다. 막걸리를 떠올리면 쌀의 색과 비슷한 하얀색이 떠오르지만, 술취한 막걸리는 홍국쌀이라 하는 붉은색이 감도는 것을 사용하기에 장미 빛을 띈다고 한다. 술을 담고 있는 병의 색상이 빨간 것이 아니라 담겨있는 술 자체의 색감이라는 것이다.
표면에 부착된 라벨 역시 강렬한 레드가 주를 이룬다. 검은색 바탕에 흘려쓴 듯한 캘리그라피가 매우 인상적이다. ‘술취한’ 모습을 글자로서 형상화한 느낌이다. 게다가 그 뒤로 보이는 풍경까지 더해져 ‘그러한 느낌’을 고조시킨다. 전체적인 사각의 형태는 마치 ‘낙관’과도 유사하다. 글씨나 그림 등의 작품에 아호나 이름 등이 새겨진 도장을 찍어 마무리 하는 일은 동양의 옛 그림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낙관의 이미지를 차용한 라벨 디자인은 전통주를 좀 더 ‘전통주스럽게’ 만들어 주고 있다.
자세히 보면 붉은색의 얇고 굵은 선들은 어떠한 행위를 하는 원숭이를 그려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술취한 원숭이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노상 방뇨를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취한 상태로 하는 행위들이 원숭이의 모습으로 의인화되어 묘사된 것이다. 뚜껑에도 띠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여기에서 보이는 원숭이들의 모습 역시 매우 우스꽝스럽다.
제품명부터 디자인까지 해학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라벨에서 보이는 원숭이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요란스러운 모습이지만 그것들이 어우러져 ‘술취한 원숭이’라는 제품 자체의 컨셉을 간결하고 비교적 뚜렷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참고: 술샘공식홈페이지,네이버 백과사전
이미지출처: 술샘 공식홈페이지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