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65
글 | 레이블갤러리
부드럽고도 따뜻한 곰의 털을 재현한 라벨 디자인. 귀여운 곰의 형체, 동물의 털이 주는 포근한 느낌 때문인지 라벨이 감싸고 있는 병 또한 아이들을 위한 음료 또는 이온음료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지만 이는 일본 술이다.
여기 나날이 심해지는 기후변화로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은 사케가 있다. 이름은 ‘북극곰의 눈물(Tears of Polar bears )’. 이 준마이는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매장에 입고되는 순간 품절되는 인기 술이다. 여기서 준마이 [ 純米 ]는 한자어로 하면 순수 100% 쌀로만 만들어졌다는 뜻으로, 오직 쌀과 누룩, 물 만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사케를 말한다.
북극곰의 눈물이 사람들의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는 처음 사케를 접하는 이들에게 부담 없을 맛과 가격, 그리고 눈길을 끌 만한 라벨이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듯 그려진 북극곰의 일러스트는 라벨 재질 하나로 독특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곰의 그림 안에는 보송보송 솜털과 같은 재질을 채워 넣었다. 그래서 병을 손에 쥐었을 때, 포근한 이미지의 북극곰을 떠오르게 하는 감촉을 선사한다. 지구 온난화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북극곰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한 번 더 기억해 보자는 기획과 맞아떨어지는 아이디어다.
펠트 소재 위에 앙증맞게 그려진 곰은 양털과 같은 소잉(Sewing) 방식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표현했다면, 그 아래 빙하는 거친 유리의 질감을 표현하여 차이를 주었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각각의 요소에 질감 차이를 둔 섬세함이 보이는 라벨 디자인이다. 이러한 공정의 더함이 특별함의 결과를 낳는다.
한 잔의 술을 마시더라도 감각적으로 마시고자 하는 요즘의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라벨이 부착된 ‘북극곰의 눈물’은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선물을 전하는 이에게 이 레이블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무뎌져 버린 환경 문제를 한 번씩 일깨워 줄 수 있는 변화의 작은 시작이지 않을까.
이미지출처: @betterthanwater_
https://namu.wiki/w/%EB%B6%81%EA%B7%B9%EA%B3%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