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34
SLAST & MAST
글 | 레이블갤러리
강렬한 선묘와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시지, 스테이크 등의 육류 제품을 생산하는 크로아티아의 SLAST&MAST라는 브랜드의 라벨 디자인 일부이다.
소, 돼지, 양, 생선의 머리를 오직 블랙으로 묘사했는데, 명암의 차이를 극명하게 주어 이미지 자체가 매우 또렷하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채도 높은 붉은색으로 혓바닥을 연상케 하는 형상을 덧그려 조금은 기이한 모습이다. 독특한 점은 동물의 얼굴은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선으로 묘사했으나 혓바닥의 모양은 평면적으로 표현했는데, 이로 인해 무거운 느낌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약간의 생동감까지 느껴지게 한다. 게다가 SLAST & MAST의 로고에 들어가는 기호 &의 끝부분을 이 혀의 형상으로 바꾸어 브랜드명과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표현했다.
혀를 제외한 나머지는 매우 디테일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털로 뒤집혀 있는 소와 돼지, 양은 끊임없이 구불거리는 얇고 굵은 선들이 집약되어 그 형태가 완성되었다. 면이 아닌 선위주로 입체감을 만들어냈다. 생선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그리기 방식을 소묘라 할 수 있다. 순수회화의 표현방식 중 하나인 소묘기법으로 라벨을 디자인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선묘가 쌓이고 쌓인 강한 느낌이 ‘육류’의 이미지와 잘 들어 맞는다.
SLAST&MAST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포장 방식을 고안해 냈으며, 그 방법을 위와 같다. 다양한 형태로 가공될 수밖에 없는 육류의 특징에 착안하여 총 6가지의 형태의 페이퍼 상자와 포장지를 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오직 두가지 컬러로만 인쇄된 라벨이 부착되어 패키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포장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블랙과 레드 이 두가지의 조합은 군더더기 없이 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충분했고, 중간중간 보이는 위트 있는 설정으로 인해 살짝 무거울 수 있는 느낌을 덜어냈다. 디자인 뿐 아니라 합리적인 포장 방식에서도 고민한 흔적이 담긴 패키징이 매우 인상적이다.
참고 https://designbureauizvorkajuric.com , www.packagingoftheworld.com
이미지출처 https://designbureauizvorkajuric.com , www.packagingofthe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