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33
ULLA X ARK BEER
글 | 레이블갤러리
2015년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출시한 아크맥주는 이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자체적으로 패키지 디자인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라벨은 ULLA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맥주라벨이다. ULLA는 울릉도 송곳산의 수호신인 고릴라의 이름이며, 사람들을 괴롭히는 도깨비들로부터 마을을 지켜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도깨비를 물리치고 마을사람들을 구해내는 고릴라인데, 비주얼은 귀엽고 푸근한 곰 인형 같아 보인다. 외형 뿐 아니라 울릉도의 자연과 꽃, 나무, 나비들에게 마음을 빼앗겨 송곳산에 머물게 되었다는 마음 역시 엉뚱하지만 따뜻하다. 이렇게 울릉도를 사랑하는 ULLA의 모습이 3가지로 묘사되었는데, 한쪽 팔을 산에 걸치고 다른 팔로 맥주를 들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 커다란 맥주병을 껴안고 있거나 맥주 거품 속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라벨의 주가 되는 컬러는 화이트, 레드, 옐로우이나 맥주의 종류는 Sunday Morning과 Hug me로 두가지이다. 상단에는 금박으로 심플하게 ULLA의 이름이 박혀 있다. 도톰한 종이로 제작된 이 라벨은 주된 컬러가 포인트가 되고, 세부적인 요소들이 모노톤으로 담백하게 어우러진다.
보통 설화나 전통의 무언가를 모티브로 삼아 디자인하는 경우 특유의 색감이나 분위기가 풍기는데, 아마도 옛 것의 느낌을 의도적으로 연출한다거나 현대적으로 무리하게 재해석한 어설픈 결과물일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볼 때 ULLA의 라벨은 설화의 핵심이 되는 모티브만을 간략하게 차용하여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한 듯 보인다.
위와 같이 앞쪽은 이미지 위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텍스트는 최소화하고 매우 작은 폰트로 삽입되어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한다. 병을 살짝 돌려보면 뒤로 이어지는 면에 ARK의 로고와 맥주의 종류 등 디테일이 빼곡하나 간결하게 나열되어 있다.
불필요하게 많은 것을 집어넣거나, 혹은 과도하게 생략하지 않았다. 이러한 ULLA의 패키지, 라벨 디자인은 아크맥주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실제로 울릉도 북면에 위치한 CAFÉ ULLA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울라의 다양한 모습이 컵 홀더, 엽서, 원두캔의 라벨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하니, 울릉도에 가게 된다면 한번쯤 들러 볼만한 곳이 되겠다.
앞으로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는 울라의 모습이 매우 기대가 된다.
참고 http://www.minimalist.kr/
이미지출처 http://www.minima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