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story 22
희희낙락
글 | 레이블갤러리
‘희희낙락’은 ‘에이그리드(A-GRID)’라는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명인 ‘희희낙락’은 戱(놀 희), 呬(쉴 희)를 사용하여 ‘즐겁게 놀고 쉼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이름처럼 우리를 기쁘게, 즐겁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제품은 크게 <희희낙락-전통놀이 꾸러미>와 <희희낙락-쉬어가기 꾸러미>로 나뉘어져 있다. 전통놀이 꾸러미에는 윷놀이세트, 공깃돌과 노리개, 화투가 쉬어가기 꾸러미에는 방향제, 수면안대, 손수건,타이벡 지갑, 그리고 기존의 것에서 변화를 준 윷놀이세트가 포함되어 있다.
그 중 쉬어가기 꾸러미의 상품을 담고 있는 상자에 부착된 라벨이 특히나 눈에 띈다. 일월오봉도와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 한 것이라고 한다. 사슴과 학, 나무 그리고 다섯 산봉우리 등이 그래픽화 되어 작은 크기로 반복적으로 표현되었다. 중간에는 큼지막하게 족자를 연상케 하는 모양이 로고처럼 들어서 있다. 붓글씨로 써내려 간 듯한 서체의 희희낙락 위, 아래에는 역시 십장생의 요소인 해와 달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색감이 주를 이루며 잔잔하다.
전통놀이 꾸러미 패키지의 라벨들은 쉬어가기의 것보다 훨씬 간결하다. 쉬어가기의 라벨이 상자의 전면을 덮어 패키지 디자인 자체가 라벨로 이루어져 있다면, 전통놀이는 상자 표면에 프린팅이 되어 있고, 두 면을 감싸는 작은 띠라벨이 포인트가 된다. 상자의 표면에는 비교적 많은 이미지들이 담겨 있으나, 라벨에는 한가지 색 만을 사용하여 매우 간결하게 해당 제품이 무엇인지를 나타내었다.
상자에 부착하기 전의 라벨은 위와 같이 직사각형의 모양이다. 이것을 꺾인 면에 부착하는 것인데, 앞면, 윗면에 혹은 앞면, 옆면에 부착되는 방향에 따라 각각에서 보이는 텍스트와 이미지 역시 그에 맞게 프린팅 되어 있다. 흰색의 작은 사각형 모양이 바탕과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패키지 자체를 좀 더 힘있게 잡아주는 느낌이다.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제품을 만들고, 또 그것을 포장하는 디자인 역시 모두 직접 에이그리드의 손길이 닿아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생활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윷놀이, 공깃돌 등이 ‘요즘의’감각으로 세련되게, 과하지 않게 표현되고 있다. 감각적인 ‘굿즈’로 탄생한 전통놀이 기구와 그 패키지들이 점차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눈에 띄게 될 것 같다.
참고: 에이그리드 블로그, 디자인정글 관련기사
이미지출처: 에이그리드 공식 인스타그램 및 블로그